국민연금관리공단 성희롱 간부 승진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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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관리공단 성희롱 간부 승진 발령
  • 성승제 기자
  • 승인 2005.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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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부장 “네 몸에 올라타” 농담 발언 이후 좌천
지난해 5월 국민연금관리공단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주부 H씨는 공단 내 엘리베이터 앞에서 여성으로서 수치스러운 일을 겪었다.

당시 H씨는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는데 상급자 K 부장이 오길래 먼저 타라고 했다.

H씨는 직장 상사로서 존중하기 위한 뜻으로 말을 했을 뿐인데 K부장은 ‘어딜 올라타, 네 몸에 올라타라고?’ 라는 식으로 농담을 했다는 것이다.

H씨는 “그런 말은 부부나 오랜 교제를 한 연인이 해도 부적절하고 조심해야 할 말인데 어떻게 직장 상사 입에서 이렇게 쉽게 나올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H씨는 당시 심한 성적 수치심을 느껴 여성부와 법원에 소송을 냈고 현재 여성부 진정 결과 성희롱 판정을 받았다.

이에 현재 민사 1심에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 200만원을 지불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온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후 K부장은 이같은 논란으로 서대구로 좌천(左遷) 됐었다.

그러나 지난 5일 국민연금관리공단은 2급 직위에서 지사장직을 채용하는 개방형 채용자를 발표했는데, 그 가운데 언어적 성희롱으로 징계 받아야 할 K부장이 포함돼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단노조측은 ‘성희롱’ 사건에 대해 징계를 받아야 할 자가 어떻게 승진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사측은 사건 발생 당시 성희롱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이는 거짓말이었다는 것이다.

공단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피해자는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최근 가족과의 갈등 등으로 괴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공단측은 냉담한 반응이다. 공단 내 관계자는 “심각한 부분도 아니고 이미 지난일인데 지금 밝혀내서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이미 2~3년 전에 생겼던 일이고 비슷한 고향사람이고 같이 근무를 한 적이 있어 친근감 표시로 내뱉은 말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관계자는 실제 사건 발생 날짜는 물론 연도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또 “특히 인사 문제는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6명의 관계자가 검토, 판단하는 것이기에 공평하고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단노조측은 K부장에 대해 “언어적 성희롱의 가해자로 합당한 중징계를 요구했다”며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는 공단에 성희롱 예방교육을 포함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또 "본부에서 K 부장에게 엄중 경고 및 본부 대기발령 조치에 이어 지방으로 발령했지만 발령 지역은 K 부장의 연고지로 오히려 편의를 봐줬다"며 "사기업이 아닌 공기업인 공단에선 인사 채용 시 검증된 사람이 발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자직원 ‘생리대’ 선물(?) “조용히 가리고 가라”

한편 국민연금의 성희롱 논란은 지난 5월에도 일어났다.

서울 강북지역 한 지사에서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에게 생리대를 지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이 불거졌다.

C씨는 퇴근길에 공단 내 남자 직원으로부터 선물(?)을 받고 깜짝 놀랬다.

남자 직원은 “아무도 모르게 주는 것이니 조용히 가지고 가라”며 살짝 건네줬는데 안에 내용물에는 생리대가 들어있던 것이다.

남자 직원은 특히 “조용히 가리고 가라”는 말까지 덧붙여 C씨는 심한 수치심을 받아야 했다.

아무 의미 없이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직원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몰래 나눠준 것도 그렇고, 도대체 여자 직원에게 생리대를 선물한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또 "선물을 받은 다른 동료 직원들도 똑같이 놀랐다는 반응 이었다"며 "신체접촉이나 성적비하뿐만 아니라 이 같은 행동도 분명 성희롱에 속한다. 관련자의 사과나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단노조 한 관계자는 "수령자 대부분은 주부를 포함한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들"이며 "이들은 신분이 비정규직이고 재계약 불이익 등 불안한 근무조건으로 인해 공개적으로 항의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승제 기자 [email protected] <심층취재 실시간 뉴스 매일일보/www.sisaseoul.com/ 무단전제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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