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허리가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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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허리가 사라지고 있다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5.03.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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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년 노동자 100명 당 70명이 노년층
양극화·저출산 성장동력 둔화 우려...시급과제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한국 경제에서 저성장과 고령화 현상의 심화로 중간 계층이 사라지면서 성장활력이 소멸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3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1990년 75%에 달했던 중산층 비율은 지난 2010년 67%로 8%포인트 급감했다. 소득이 정체된 가운데 빚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본 가구의 동태적 변화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소득분위가 2013년에도 유지된 비율은 1분위와 5분위에서 각각 75.9%, 71.2%로 40~50%대인 다른 분위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1분위는 소득 수준이 하위 20%, 5분위는 상위 20%를 의미해 계층 간 이동이 적고 양극화가 고착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실제로 저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 상향된 비율은 점차 감소하고 있고 중산층 비율은 감소하고 있어 소득 격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조세재정원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층에 계속 머물 확률은 2008~2009년 전체 계층의 18.4%에서 2011~2012년 20.3%로 늘어났다. 저소득층 가구가 중산층으로 올라선 비율은 2008~2009년 6.1%에서 2011~2012년 5%로 줄어들었다. 중산층에 머물 확률은 34% 수준에서 같은 기간 31%로 하락했다.반면 같은 기간 고소득층에 머물 확률은 23% 수준에서 2011~2012년 기간 25.8%로 증가했다.우리나라의 중산층(중위소득 50~150%) 비율은 1990년 75.4%, 1995년 75.3%, 2005년엔 69.2%, 2010년에는 67.5%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이는 중산층 적자가구의 증가 때문으로 소득분위 3분위(소득 상위 40∼60%)의 적자가구 비율은 19.8%로 지난해 16.0% 보다 3.8%포인트 증가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2011년의 20.4%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적자가구란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를 의미한다.적자 가구가 증가한 이유는 소득이 정체됐기 때문이다.지난해 상용직 근로자 5명 이상 사업체의 임시직 근로자 실질임금은 월평균 127만2123원으로, 2013년(127만9129원)보다 0.5% 감소했다. 임시직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10년(4.4% 감소) 이후 처음이다. 임시직에는 고용 기간 1년 미만의 계약직과 일용직이 포함된다.정규직과, 1년 이상 일한 계약직을 포함한 상용직 근로자도 실질임금 증가세 역시 둔화됐다. 상용직 근로자의 지난해 월평균 실질임금은 309만7918원으로 2013년(306만3683원)보다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1년(4.7% 감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임시직과 상용직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의 지난해 실질임금은 월평균 292만5527원으로 2013년(288만9377원)보다 1.3% 상승했다. 하지만 실질임금 상승률은 2009년 -0.1%, 2010년 3.8%, 2011년 -2.9%, 2012년 3.1%, 2013년 2.5%로 2년째 하락세다.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 증가 속도가 반드시 써야 할 소비지출을 따라가지 못해 적자가구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며 “정부가 내수 진작 등 경기 활성화 대책을 적극적으로 펴야 이들 계층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저출산, 고령화 현상의 심화도 한국 경제의 주된 문제점이다.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노년층이 증가해 생산계층의 부양 부담이 커지고 있다.지난해 출생아 수는 43만5300명으로 전년(43만6500명)보다 1200명(0.3%) 감소했다.지난해 총 출생아 수는 정부가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2005년(43만5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출생아 수는 2010∼2012년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2년 연속 감소했다.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粗) 출생률은 지난해 8.6명으로 전년과 같다. 통계 작성 이래 2년 연속 역대 최저치다.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21명으로 전년보다 0.02명 늘었다.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8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하고서 2011년 1.24명, 2012년 1.30명으로 회복하다 2013년 ‘초저출산’의 기준선 아래인 1.19명으로 떨어졌다.초저출산의 기준선은 1.30명으로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저출산이 지속되면서 인구 1명 당 부양할 노년층도 늘어나고 있다.올해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65세 이상) 부양비는 18.12명으로 추산됐다.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되는 노인이 18.12명이라는 뜻으로, 올해 이 수치는 정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래 가장 크다.일을 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의 증가세보다 부양을 받아야 하는 노년층의 증가세가 훨씬 빠르게 진행돼 206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되는 노인이 77.16명에 이른다.김광석 현대경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저출산 대책에 대해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보육시설 확대 등으로 여성이 경력 단절을 겪지 않고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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