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경기 하강, 중국경기 둔화 심화 가능성…한국경제 타격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미국 금리 인상이 중국발 쇼크와 겹치며 우리 경제를 향후 1년 안에 중대한 고비로 몰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미국이 9월이든 12월이든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우리 경제는 당장 단기적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최호상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실 북미팀장은 "우리는 대비를 잘 해뒀지만 그래도 일시적으로 주가 하락이나 환율 급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 흑자 등을 감안하면 자금 이탈로 인한 충격이 오래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단기적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자금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외환시장 건전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한 충격과 미국 금리 인상 쇼크가 결합하면서 우리 경제가 진퇴양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먼저 어려워지고 이후 태국을 거쳐 내년 중반쯤엔 우리나라까지 위기가 번져오는 시나리오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이 많이 늘어났지만 외채 규모는 더 크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한 시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중국 성장률이 내년 하반기에 5%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발 충격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외국인 자금 유출을 부추길 요인으로 꼽힌다.
하나대투증권 신동준 자산분석실장은 "내년 하반기 들어 미국 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강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 은행 부실 문제까지 겹치면 우리 경제가 숨통이 막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만약 한은이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 금리를 인하하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우리나라 금리가 연 1.25% 아래로 떨어지고 미국이 두세 차례에 걸쳐 연 0.75∼1.0%로 올릴 경우 양국간 금리 차이가 거의 없어져서 향후 경제여건이 더 어려워지더라도 한은이 통화정책을 쓸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김유겸 LIG 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앞으로 미국 금리가 단계적으로 올라가는데 따른 충격이 내년 중반께부터 우리 경제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외적으로는 고환율 정책으로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성장 둔화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부적으로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산업 구조조정이나 규제개혁, 노동개혁 등을 통해 경제 효율성을 높이고 내수 시장을 키우는 등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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