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외채 상환능력 다소 악화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한국의 총외채 중 만기 1년 이내인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받아야 할 채권이 늘면서 대외채권에서 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이 사상 최대치를 보이며 3천억달러에 육박했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6월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6월말 기준 대외채권은 7119억달러로 3월말 보다 302억달러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대외채무는 4206억달러로 3월말보다 17억달러 증가했다.이 중 단기 외채는 1212억달러로 84억달러 증가해 지난해 2분기 79억달러 증가 이후 1년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단기 외채 증가는 이 기간 외국은행 국내지점이 해외 차입을 늘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총 외채에서 단기 외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3월말 26.9%에서 28.8%로 1.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3년 2분기 말 29.2% 이후 2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단기 외채는 만기가 1년 이내로 도래하는 채권을 뜻한다.단기 외채 비중은 경상수지·외환보유액과 함께 국가의 대외지급능력을 측정하는 3대 지표로 꼽힌다. 만기 1년 미만의 회사채, 차입금 등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 있는 자금으로 구분된다.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9월 말 52.1%로 높았던 단기 외채 비중은 2013년 말 26.4%로까지 낮아진 뒤 이후 소폭 상승해 전분기까지 하락세를 나타냈다.단기적인 대외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중은 31.1%에서 32.3%로 상승하면서 지난해 3분기(33.3%) 이후 가장 높았다.전체 채권에서 채무를 뺀 순대외채권 잔액은 2914억달러로 3월 말보다 285억달러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투자(금융자산) 잔액은 1조1425억달러로 3월 말보다 384억달러 늘면서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이는 증권투자(주식 73억달러, 채권 101억달러)와 외환보유액(120억달러), 해외직접투자(87억달러) 등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외국인투자(금융부채) 잔액은 1조83억달러로 집계됐다. 원화 약세 등 비거래적 요인으로 3월말보다 153억달러 줄었다.이에 따라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국제투자 잔액은 1342억달러로 3월 말(805억달러)보다 537억달러 늘면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순국제투자 규모는 지난해 9월 말(173억달러) 사상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한 이후 4분기째 순대외자산국 지위를 유지했다.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2분기 총외채는 장기 외채 감소에도 단기 외채 증가로 소폭 증가했지만 외채 건전성 및 지급능력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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