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은 가꾸길 좋아해~‘남성의 그루밍 시대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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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은 가꾸길 좋아해~‘남성의 그루밍 시대도러
  • 김호준 기자
  • 승인 2006.04.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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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보다 더 여성스러운 크로스 섹슈얼 치장하는 남성들

‘꽃미남’ 등 신조어가 남성 뷰티 열풍에 한 몫

“미녀는 XX를 좋아해. 자꾸자꾸 예뻐지면 나는 어떡해~” 요즘 TV광고에서 가장 유행하는 광고송이다.

광고 속에 영화배우 이준기가 미녀들에 둘러싸여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남자가 참 예쁘게 생겼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예전에는 남자답고 터프한 모습들의 남성이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2000년도 초부터 불기 시작한 꽃미남 바람의 영향으로 예쁘게 생긴 남성들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성들이 외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점을 꽃미남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00년 초반으로 보고 있다.

꽃미남을 시작으로 2004년에는 메트로 섹슈얼(패션과 외모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남성), 2005년에는 위버 섹슈얼(거친 듯 부드러운 남자)이란 용어가 뜨면서 패션 뿐 아니라 TV에서도 아름다운남성들이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말부터는 '왕의 남자'에서 공길 역을 맡았던 이준기 인기에 힘입어 여성보다 더 여성스러운 크로스 섹슈얼(여성들의 의상이나 머리 스타일, 액세서리로 치장하는 남성)이 꽃미남의 계보를 잇고 있듯 이런 신조어들로 인해 남성들은 자신들의 외모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즉, 메트로섹슈얼과 위버섹슈얼이 새로운 남성상으로 등장하면서 남성들의 몸 관리가 대중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현상을 반영하듯 남성들도 과거 소극적인 자기 외모 가꾸기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외모를 관리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얀 피부와 섬세한 이목구비 그리고 군살 없는 몸매. 꽃미남의 필요조건을 얻기 위해 일반 남성들도 연예인 못지않게 피부와 미용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결과 여성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미용시장에 남성들이 새로운 소비자로 등장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남성전용을 표방한 피부, 미용, 헤어 전문점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최근 잇따라 남성만을 대상으로 미용성형과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남성전용 뷰티샵(그루밍숍)이 등장하고 있다.

여성들만의 피부관리 센터가 있다면 멘스그루밍샵은 남성들을 위해 남성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토탈 샵이다.

지난해 10월 홍대 앞에 남성전용 토털 뷰티숍 '이명훈보스클럽'이 문을 열었다.

홍대점을 운영 중인 이애리 원장은 "취업을 앞둔 대학생뿐만 아니라 교수나 연예인,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자주 찾고 있다"면서 "10회 이상 방문한 VIP 고객만 하더라도 7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남성전용 뷰티숍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온 것은 지난해 중순부터다. 6개월도 채 안 된 짧은 기간이지만 시장 반응은 놀라울 따름이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남성 뷰티 전문샵은 공통적으로 두 가지 특징을 가진다.

가격은 낮추고, 남성 중심 서비스를 추가했다는 점. 남성미용에 대한 인식이 꽤 높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남성들은 미용에 돈을 쓰는 것에 소극적인 편이다.

이를 파악한 남성전용 전문점들은 서비스 가격을 크게 낮춰 매장방문의 문턱을 낮췄다. 실제로 남성 전문 매장은 일반 전문 뷰티샵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서비스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클렌징, 마사지, 팩은 기본이고 기미, 주근깨, 여드름 등 특정 피부 트러블을 위해 세분화된 서비스도 1만원 안팎으로 따로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간단한 차와 다과도 제공되고 남성들을 위한 발마사지와 스포츠 마사지도 함께 받을 수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얻으면서 최근엔 중장년층도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명훈보스클럽'은 중장년층 고객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점의 경우 점심시간 때면 찾아오는 직장인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간단한 안마와 식사(샌드위치)를 제공하는 점심코스는 1만원이면 충분해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면서 피로를 풀고 싶어 하는 중년층 남성들에게 인기 만발이다.

이직을 앞두고 일주일에 한 번씩 스킨케어를 한다는 박진수(31)씨는 “남성도 외모가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외모를 가꾸지 않으면 사회에서 도태되는 현실이기 때문에 나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증권사에 다니는 회사원 김지훈(33)씨와 송진호(32)씨는 점심시간을 껴서 회사 앞 남성뷰티샵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그들은 “증권업무를 하다보니 집에 들어가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고 밤늦게 귀가해서 특별히 외모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죠.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늙어보인다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되면서부터 회사동료와 점심시간을 이용해 뷰티샵을 이용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쑥스럽고 남자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고 거부반응이 있었죠.

근데 한두 번 받다보니까 관리를 받는 시간 만큼은 내자신을 위해서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이 들면서 너무 좋고 편하더라구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보스클럽 이애리 원장에 따르면 “남성뷰티샵을 찾는 이들은 주로 인터넷을 통하거나 여자친구의 소개를 받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처음에는 쑥스러워서 어려워하는 남성들이 많은데 그런 남성들일 수록 관리를 받다보면 단골이 된다.”고 말했다.

또, “요즘은 외모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고객층도 취업을 앞둔 학생들이나 영업사원, 연예인, 모델 등 많은 사람들이 오는데 이들 모두 외모를 가꾸는 것이 취업이나 직장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며 남성미용 열풍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애리 원장은 “남성이 너무 여성스럽게 변하는 것은 우려스럽지만 자신을 가꿔 삶을 변화시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여성들이 주로 쓰는 '뷰티' 대신 남성들의 미용을 따로 가리켜 '그루밍(Grooming, 가꾸기)'이란 용어도 등장했다.

이처럼 신조어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시류에 뒤쳐지지 않으려는 남성들의 미용실 행렬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그루밍이란 마부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시켜주는 데서 유래된 말로 최근에는 피부나 모발케어를 비롯해 성형이나 스타일 관리까지 포함하는 토털 패션 용어로 쓰이고 있다.

이렇듯 남성미용 열풍이 한창 붐이라고는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국내 남성 뷰티숍이 지난해 중순부터 성급하게 생기다보니 남성전용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남성전용이 아닌 경우가 많다.

기존에 여성 뷰티숍에서 같이 하거나 여성 뷰티에서 하는 방식을 그대로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제품도 주로 피부 케어에 집중돼 차별화된 서비스가 부족한 형편이다.

남성전용 업소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 선입관도 해결 과제다.

이애리 보스클럽 홍대점 원장은 "여성 뷰티숍의 경우 쑥스러워서 못가고 기존 남성 업소는 불건전한 곳이 많아 못 가시는 분들이 자주 찾는다"면서 "가끔씩 불법적인 마사지로 오해하는 분도 있지만 건전하게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좋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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