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이젠 ‘럭셔리’로 승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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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 이젠 ‘럭셔리’로 승부 한다
  • 한종해 기자
  • 승인 2006.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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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세계 시장에 디자인과 컬러에 일대 혁명 몰고 와

▲ 16개월만에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한 삼성전자의 명품이다.
넓은 화면으로 가독성을 높이고 조약돌 같은 느낌을 주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이건희폰(SCH-X430), 세계 최초의 안테나 내장형 폴더 카메라폰인 벤츠폰(SHG-E700), 디자인 기간만 1년이상 걸린 블루블랙폰(SGH-D500) 이 셋의 공통점은 모두 1000만대 이상 팔린 ‘텐밀리언 셀러’라는 점이다.

1000만대를 돌파 하기까지의 추이는 이건희폰과 벤츠폰이 각각 18개월과 14개월이 걸렸고 블루블랙폰은 16개월이 걸렸다. 이 기간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의 영업이익은 2조 7000억~2조 9800억원을 기록했다. 2001년 영업이익(1조 3700억원)의 갑절 수준이다.

이들 명품 휴대전화는 단순히 ‘돈’만 벌어다준 것이 아니다. 세께 휴대전화 시장에 디자인과 컬러 트렌드에 일대 혁명을 몰고 왔다. 블루블랙폰의 ‘블랙 바람’이 대표적이다. 유럽 시장에 첫 출시된 블루블랙폰이 유럽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인 슬라이드 디자인으로 주목을 끌자 이후 각 업체마다 신제품 디자인을 슬라이드 방식으로 도입했다. 또, 블랙이 휴대폰 색상으로 좀처럼 채택되지 않던 상황에서 푸른 빛이 감도는 검은색이라는 ‘블루블랙컬러’를 처음으로 채용해 세계 휴대폰 시장에 ‘블랙 바람’을 몰고 왔다.


국내 전자업계에 ‘대표 선수’ 육성 바람이 거세다. 휴대 전화에서 시작된 ‘명품 키우기’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PC, 모니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명품 하나가 그 기업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는 것이 업계의 셈법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아드보카트가 광고 모델로 나오는 삼성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 TV '보르도‘. 삼성전자가 평판 TV의 최고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내놓은 ’매스티지(대중의 명품)‘ 제품이다. 디자인도 색다르다. 와인 잔을 감각적으로 그려낸 곡선의 미와 화면 이외의 다른 요소를 배제시킨 절제미 등이 고급스러움을 한층 더해 준다. 소니 ’브라비아‘의 대항마로 키워지고 있다.

초반 실적은 기대 이상이다. 판매 3주 만에 1만대를 팔았으며, 한달 만에 1만 5000대가 판매됨으로써 한국 TV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감각적 디자인과 뛰어난 화질로 2006년 LCD TV 최고 브랜드로 기대된다”는 해외릐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젅는 보르도의 선전으로 세계 TV업계 첫 매출 100억달러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

LG전자의 ‘초콜릿폰’도 국내 인기르 발판삼아 ‘명품 휴대전화’로 발돋움하고 있다. 각국의 반응도 뜨겁다. 유럽 최대의 전문 유통매장인 ‘카폰웨어하우스’는 초콜릿폰을 가장 섹시한 휴대전화로 평했다.

LG전자는 초콜릿폰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뿐 아니라 패션 리더의 아이콘,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80%인 유럽통화방식(GSM) 시장의 연착륙 등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초콜릿폰은 LG전자 휴대전화사업의 ‘구원투수’다.

초콜릿폰의 판매 성적에 따라 올해 실적이 좌우될 전망이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부는 지난 1. 4 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의 울트라 모바일 PC(7인치 정도 크기의 휴대성을 강조한 PC)나 LG전자의 타임머신 TV(생방송을 멈춰 놓고 이어 볼 수 있는 TV) 등도 ‘대표 선수’로 키워지고 있다. 울트라 모바일 PC는 휴대성에서, 타임머신 TV는 기능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대표선수의 힘은 실적 개선 뿐 아니라 유행을 창조하고, 기업 이미지를 단숨에 바꿀 수 있다. 또 업계 트렌드를 선도하며, 선발주자를 따라잡을 수 있는 호기를 제공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니가 지난해 북미시장에 내놓은 LCD TV 브랜드 ‘브라비아’다. LCD TV 후발 주자인 소니를 ‘TV 왕국’으로 부활시켰다. 브라비아는 현재 북미를 찍고, 유럽으로 ‘TV 영토’를 늘려가고 있다. 이젠 삼성전자가 잡고 있는 한국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소니코리아(대표 윤여을)는 LCD TV ‘브라비아’ 새로운 모델 ‘S 시리즈’ 32인치와 40인치 2종을 출시한다고 지난 달 34일 밝혔다. 국내 출시되는 32인치와 40인치 모델 가격은 각각 320만원, 210만원으로 지난 삼성전자가 선보인 ‘보르도’보다 10만원 정도 저렴하게 책정됐다. ‘S 시리즈’는 고화질 영상을 100% 디지털로 처리하는 소니의 차세대 영상 기술인 ‘브라비아 엔진’을 탑재해 선명하고 깨끗한 영상을 표현 할 수 있다. 또 소비전력 200W, 대기전력 0.25W(40인치 기준)로 동급 최고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밖에 주위의 밝기에 따라 최적의 영상을 표현하기 위한 ‘자동밝기 조절기능’, 밤늦게 TV를 켤때 볼륨을 서서히 높여주는 기능, 중요한 화면을 정지시키는 기능 등도 갖추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S 시리즈’ 출시를 기념해 구매자에게 1000W급 홈시어터 신모델 ‘DAV-DZ720’ 을 50% 할인 판매하는 등 마케팅도 대폭 강화한다. 사세가 계속 기울기만 하던 소니를 반전시킨 셈이다. 모토롤라의 초슬림 휴대전화 ‘레이저’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 ‘슬림 바람’을 일으켰다.

반면 ‘블루블랙폰’ 이후 대표선수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삼성전자는 모토롤라와 올 1.4분기 실적 격차가 더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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