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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태혁 기자] 여러 번의 외교 강행군을 마치고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이 인두염·위경련 때문에 절대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청와대가 밝혔다.청와대는 “대통령이 꼭 필요한 일정만 진행한다는 원칙 아래 다른 일정은 취소하거나 연기할 방침”이라고 했다.대부분의 일정은 황교안 총리가 주재하고 박 대통령은 건강 회복에 전념한다는 것이다.청와대 발표 후 포털 사이트에서는 ‘박 대통령 병중’ 기사가 1위를 차지했고, 대부분의 언론에서도 ‘박 대통령 순방 중 과로로 탈진’, ‘링거 맞으면서 4개국 외교 강행군’, ‘링거투혼’, 이런 기사로 도배했다.우선 몸을 사리지 않고 전 세계를 누리시며 경제발전에 매진하고 계시는 박대통령에게 ‘고생 많으시고 얼른 쾌차하시라’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그러나 청와대 발표는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왜냐하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대통령이 해외 순방 이후에 “건강이 좋지 않다”는 발표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2014년 3월 네덜란드와 독일 방문 때 대통령이 몸살기로 국왕 주최 만찬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청와대 대변인이 밝힌 걸 시작으로 또 그 해 9월에 캐나다 국빈 방문 때는 2~3시간씩 쪽잠만 자는 강행군 일정으로 링거를 맞았다는 발표가 나왔다.지난해 4월 중남미 순방 때도 링거 이야기와 함께 만성피로로 인한 위경련에 인두염으로 인한 미열도 있다면서 구체적인 병명까지 밝혔다.이후 11월에는 감기와 피로를 이유로 김영삼 전 대통령 영결식에 불참했다. 그리고 이번 아프리카, 프랑스 순방 뒤에도 탈진 상태가 됐다고 했다.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게 ‘정답’이다. 국가 기밀사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어느 나라나 국가 원수의 건강상태는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전부 비밀로 관리한다. 그래서 대한민국도 2급 비밀로 관리한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청와대가 1억 원대 운동기구를 구입을 했고, 또 헬스 트레이너 출신을 행정관으로 채용해서 시끄러운 적이 있었다.당시 국회에서 야당과 시민단체에서는 이 문제를 강하게 어필 했다.그러자 청와대에서는 “대통령 건강에 대해서 시시콜콜 말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박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이 그때그때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그런데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자꾸 무리해서 박대통령의 해방순방 중 병중을 이야기 하는 것은 지지율 때문. 청와대가 박대통령의 해외순방 중 병중 이야기를 하면 일시적이긴 하지만 지지율이 소폭 상승한다.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5월 4주차부터 시작으로 해서 6월 첫째 주까지 아프리카·프랑스 방문 관련 보도와 병중기사가 이어지면서 30%대 중반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박 대통령 지지율이 수도권, 대전·충청권과 대구·경북, 40대 이상 보수층과 중도층을 비롯한 모든 지역과 이념 성향에서 상승한 것이다.특히 병중으로 “당분간 국정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언론 보도가 지속되면서 지지층이 결집했다.일시적인 ‘병중 마케팅’ 효과를 본 것이다.그러나 매번 청와대에서 이런 ‘병중 마케팅’을 하다 보니 신뢰감이 떨어지는 것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물론 대통령이 아픈 것은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일이지만, 청와대는 그 이상으로 국민들도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