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공사 진행률을 임의로 조작해 현금의 유입 없는 가공이익을 계상하는 수법으로 분식회계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16일 감사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실제 발생 원가를 총 예정원가로 나눠서 산출하는 투입법을 기준으로 공사 진행률을 조작, 1조5000억원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특히 감사원은 대우조선이 총 예정원가를 임의로 줄여 공사 진행률을 높게 산출했다고 지적했는데 예를 들어 매출로 잡히는 수주 계약액이 1조원, 총 예정원가 9000억원인 사업장에 실제 발생원가가 2000억원으로 총 예정원가를 그대로 적용하면 진행률은 22.2%다.

그러나 총 예정원가를 조작해 6000억원으로 줄이면 진행률은 33.3%로 오르고 해당 액수만큼 회계상 가공 매출이익이 늘어나는 식이다.
 
통상 조선·건설업 등 수주산업은 발주처에서 대금이 유입되지 않아도 진행률만큼 장부상 이익이 있는 것으로 처리해 분식회계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는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발주처에서 설계변경 등 비용 증가분의 보상 여부가 확정되지 못해 이를 총 예정원가에서 차감했다고 주장하지만 산출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그는 또 “발주처 역시 비용의 증가분에 대한 책임이 대우조선에 있다는 이유로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분식의혹 있는 회계장부 작성의)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감사원은 총 공사 예정원가를 취급하는 대우조선 내규와 업무 기술서를 근거로 지난 2013∼2014년 40개 해양 플랜트의 공사 진행률을 계산한 결과 2013년 영업이익은 4407억원, 당기순이익은 3341억원이 과다 계상됐다고 확인했다.대우조선은 또 2014년에도 영업이익 1조935억원, 당기순익 8289억원을 부풀려 흑자를 냈다고 공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따라서 감사원은 대우조선이 영업익 기준 2013년 1조935억원, 2014년 1조5342억원에 달하는  분식회계를 했다고 판단, 이를 작년 12월부터 회계감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에 통보했다.금감원 관계자는 “회계감리 과정에서 대우조선 회계 책임자들이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자행했는지 가려내는 과정이 가장 어렵다”며 “이 부분은 검찰 수사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