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수백만 국민들이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쓰는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들의 외침은 혼란과 위기의 국가를 새롭게 일으켜 세워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소중한 빛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국가적 혼란을 해소해 나가기 위해 다음과 같이 대한불교조계종의 입장을 밝힙니다.
‘歸根得旨 隨照失宗 귀근득지 수조실종’
근본으로 돌아가면 본래의 뜻을 얻고 보이는 것만 좇다보면 근본을 잃는다 하였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민심을 천심으로 여겨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작금의 상황에서 조건없는 즉각적인 퇴진만이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길입니다. 국민들의 마음은 이미 충분하게 드러났습니다. 더 이상 국민들의 뜻을 확인하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국민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라 안의 사정이 매우 시급하고, 나라 밖의 정세가 매우 위태롭습니다. 따라서 한시라도 나라를 정비해서 안팎의 위기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통령께서는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을 아끼는 마음에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여야 정치인들 또한 현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민심을 바로 본다 하되 바로 보지 못했고 국가를 위한다 하되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발로참회해야 합니다. 여야정치인들에 거는 국민들의 마지막 기대가 대통령의 탄핵에 있는 만큼 눈앞의 당리당략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하지 말고 민심을 올곧이 받들어야 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국가적 위기와 혼란이 조속히 종식되고 우리 사회가 금번 사태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한걸음 더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불기2560(2016)년 12월 6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원행
대한불교조계종 호계원장 성타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대한불교조계종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월정사 주지 정념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