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은 2017년 ‘울산민속문화의 해’를 맞이해 울산광역시와 함께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은 울산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소개하는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수용과 포용의 도시, 울산” 특별전을 2017년 4월 19일 부터 6월 19일 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Ⅰ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에는 ‘처용탈’, 겸재의 ‘반구盤龜’그림,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선언문’,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차 ‘포니’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탄생 일기’등의 자료와 영상 200여 점이 전시된다.
농업과 어업을 기반으로 한 과거의 ‘울산’은 역사상 끊임없이 사람과 기술, 문화가 유입되어 서로 섞이고 넘나들었고, 1925년 인구 13만 명이었던 소도시가 100년도 채 걸리지 않아 2017년 현재 119만 명의 대도시가 됐다.이번 전시는 이처럼 사람·문화·기술이 유입‧확산하고, 서로 화합‧적응하면서 도시가 만들어지고 울산사람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는 ‘제1부 울산으로 모이다’, ‘제2부 울산에서 나가다’, ‘제3부 울산과 함께하다’로 구성되어 있다.
울산으로 모이다
제1부 ‘울산으로 모이다’에서는 울산으로 들어온 사람과, 문화 그리고 기술에 관해 소개한다.울산은 바다를 끼고 있는 지리적 특징과 신라의 수도 경주의 관문으로 일찍부터 외부의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제1부에는 역귀를 물리치는 ‘처용탈’, 울산으로 출가出稼 물질을 온 제주 해녀의 기록이 남아 있는 울산의 ‘호적부 대장’, 6․25전쟁 이후 외고산 마을에 들어온 경북 영덕 출신의 옹기장인 허덕만의 ‘물레’, 수많은 근로자와 최신 기술이 울산에 모인 계기가 된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선언문’ 등을 공개한다.
울산에서 나가다
제2부 ‘울산에서 나가다’에서는 울산사람과 기술, 문화가 외부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반구대 일대를 그린 겸재 정선鄭敾, 1676~1759의 ‘반구盤龜’, 이 일대를 다녀온 옥소 권섭權燮, 1671∼1759의 ‘남행일록南行日錄’, 반구대가 바라보이는 집청정集淸亭에 다녀간 284명이 남긴 400여 편의 한시를 엮은 ‘집청정시집集淸亭詩集’과 ‘방어진 마을 지도’를 만날 수 있다.방어진 마을 지도는 일제강점기에 방어진에서 살았던 한 일본인이 과거를 되살려 그린 것으로, 울산에 대한 기억이 바다 건너 일본에까지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1976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탄생 과정을 기록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탄생 일기’, 우리나라 방방곡곡뿐 아니라 해외로도 팔려나간 전설의 ‘포니’ 자동차도 전시된다. 아울러, 울산 출신으로 학문과 예술 세계의 지평을 넓히고 울산의 외연을 확장한 국어학자 최현배崔鉉培, 1894~1970, 한국 민속학의 아버지 송석하宋錫夏, 1904~1948, 소시민들의 설움을 노래한 대중가요 가수 고복수高福壽, 1911∼1972와 같은 인물들의 자료도 함께 선보인다.
울산과 함께하다
제3부 ‘울산과 함께하다’에서는 울산으로 모인 사람들이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고 함께 어우러지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언양현감 윤병관尹秉寬, 1848~1903의 선정에 대한 송덕頌德의 의미로 고을 사람들이 그에게 바친 ‘만인산萬人傘’, 자기 관리는 단출하게 하면서 백성을 보살피는 일은 굳세게 했던 울산부사 권상일權相一, 1679~1759의 ‘청대일록淸臺日錄’과 그가 울산사람들과 함께 만든 울산읍지 ‘학성지鶴城誌’도 전시된다.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전국에서 울산으로 근로자가 모여들면서 울산에서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됐다. 친목 교류뿐 아니라 울산 지역의 발전과 봉사를 위해 노력한 향우회 관련 자료, ‘물허벅’이나 ‘애기구덕’처럼 고향에서 가지고 온 물건, 현대자동차 ‘월급봉투’와 ‘작업복’ 등 타지 출신들이 울산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도 전시된다. 또한, ‘울총울산 총각’의 ‘저녁 상차림’과 ‘울총 가방’도 소개한다.
‘울총’은 결혼했지만 직장을 따라 혼자 울산에 살고 있는 1인 가구로, 울산 내 새로운 구성원이라 할 수 있다.
이 특별전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전시가 종료한 후에는 자리를 옮겨 2017년 9월 26일부터 11월 26일까지 울산박물관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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