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20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종합등급 D를 받았지만 경영관리 등급은 C를 받아 성과급 지급대상이 됐다. 종합평가(100점) 뿐만 아니라 경영관리(55점), 주요사업(45점) 범주에서도 C등급 이상을 받으면 성과급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경영관리 평가에는 윤리경영 지표도 평가항목으로 포함돼 있다. LH는 윤리경영에서 최하등급인 E를 받았다. 하지만 윤리경영 배점은 3점에 불과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공기관의 성과급 잔치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해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해 1∼2월 시행된 ‘2019년도 고객만족도 조사’를 실시하면서 직원들이 신분을 속이고 참여한 사실이 국토교통부 감사에 적발됐다. 설문 조사를 조작한 이유는 ‘2019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자체 경영실적 평가를 높게 받아 성과급을 많이 타내기 위해서였다. 고객만족도 조사는 관련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이 서비스를 제공받는 국민을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실시하게 돼 있는데 그 결과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지표에 반영되고 임직원의 성과급 지급기준으로도 활용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른바 ‘성과급 잔치’를 비롯해 공공기관 경영을 둘러싼 갖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1일 밝혔다. 이날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개편방안’에 따르면, 기존 3점에 불과했던 윤리경영 배점을 5점으로 늘리고 공공기관의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노력과 성과 등을 세부평가 내용에 추가하기로 했다. 또 공공기관에서 중대 위반이나 위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0점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현재는 최하등급인 E등급에 대해서도 배점의 20%를 기본점수로 주고 있다. 김윤상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윤리경영 지표가 0점 처리되는 중대위반의 사례나 기준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비위의 유형, 비위의 정도, 해당 공공기관의 책임성 부분”이라며 “비위의 유형은 고의나 중과실 위법 여부, 비위의 정도는 얼마만큼 중한지 여부다. 또 기관의 귀책사유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대위반이 있는지 없는지를 보게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LH 직원들의 투기 사건과 코레일 등에서 일어난 고객만족도 조작 등을 중대 위반의 사례로 적시했다. 기재부는 또 LH의 경우처럼 평가범주별 성과급 지급방식으로 성과급 대상이 되는 일을 막기 위해 평가범주별 성과급 지급 방식을 폐지하고 종합등급만을 토대로 성과급을 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종합평가에서 D·E를 받게 되면 경영관리나 주요사업 평가에서 C등급 이상을 받더라도 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된다. 기재부는 이에 더해 기본연봉 대비 120%로 과도하게 설정되어 있는 공기업 기관장의 성과급 지급률 상한을 기본연봉 수준으로 하향조정하고, 기관장 임기 중 매년 기관장 성과급을 경영실적에 연계 시키는 기관장 중기성과급제의 적용 대상을 현행 36개 공기업 기관장에서 96개 전 준정부기관 기관장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