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추석이 코앞인데 물가 상승세가 꺾이기는커녕 더욱 오를 전망이다. 소비자물가는 7월에 이어 8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2.6%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고, 특히 추석 명절 수요가 큰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7.8%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달과 비교해서도 3.9% 올랐다. 추석이 가까워지면서 더욱 오른 것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 폭염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7.8% 올랐다. 물가 폭등의 대명사가 된 달걀은 이번에도 54.6%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공업제품도 3.2% 오르면서 2012년 5월(3.5%) 이후 9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 또 집세는 1.6% 상승해 2017년 8월(1.6%) 이후 가장 크게 올랐고, 개인서비스도 2.7%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현재 물가안정 목표치를 2.0%로 잡고 있다. 하지만 최근 5개월 동안 물가상승률은 2017년 1~5월 이후 처음으로 연속해서 2.0%를 웃돌고 있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0.6%), 2월(1.1%), 3월(1.5%) 등으로 상승세를 타더니 4월(2.3%)에 처음 2%대로 올라섰고, 5월(2.6%)에는 9년 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후 6월(2.4%)에 잠시 주춤하더니 7월과 8월 두 달 연속으로 2.6%를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8월 1.8%로 2017년 8월(1.8%)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근원물가는 벌써 6개월째 1%대 상승률이 계속되고 있다. 소비자의 체감물가를 파악할 수 있는 생활물가지수(구입빈도가 높은 생필품 위주) 역시 8월 3.4% 올라 7월(3.4%)에 이어 두 달 연속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같은 물가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3분기에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통계청은 “농·축·수산물 오름세가 둔화하고 국제유가는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에 안정세를 기대했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느리게 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을장마가 길어지면서 날씨 요인과 명절 요인도 있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상승하고 있다. 상방 요인이 많다”고 했다.
정부는 추석 성수품 공급을 확대하는 등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당장 다음 주부터 풀리는 11조원 규모의 국민지원금은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