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서울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지구가 서울시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으로 확정된 가운데 해당구역 재건축을 두고 단지‧구역별로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압구정 2~5구역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들이고 있는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에 6구역 중 1, 6구역을 제외한 4구역이 참여한 셈이다.
대상 단지는 구역별로 △2구역(현대 9‧11‧12차, 대림빌라트) △3구역(현대 1~7‧10‧13‧14차) △4구역(현대 8차, 한양 3‧4‧6차) △5구역(한양 1‧2차) 등이다. 1구역(미성 1‧2차)과 2구역(한양 5‧7‧8차)은 단지간 이견차로 신통기획을 신청하지 않았다.
1970년대 입주가 시작된 압구정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이 이뤄지면 50여년 만에 50층 이상 초고층, 1만2000여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국내 최고 부촌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한강 수변특화단지 조성으로 정비업계에서도 관심이 높다. 최근에는 3구역 설계 수주전에서 서울시가 공모에 참여한 건축사무소를 고발하는 등 사업 진행 초기부터 과열되는 양상이다.
구역마다 적게는 2개 단지부터 많게는 10개에 달하는 단지가 통합돼 재건축을 진행하면서 단지별, 구역별로도 이해관계도가 복잡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성 1‧2차가 묶인 1구역의 경우에는 두 단지의 대지지분이 달라 조합원 간 갈등으로 사업 진행이 추진위원회 설립에서 정체되고 있다. 가구수는 1차(322가구)보다 2차(911가구)가 많은 반면에 대지지분은 1차가 더 큰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대지지분에 따라 추가분담금을 산정하기 때문에 대지지분이 넉넉하지만 소수파인 1차 집주인들은 조합 내 목소리를 내기 불리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한양 5‧7‧8차 아파트로 묶인 6구역에서는 현재까지 7차 아파트만 재건축 조합을 설립하고 있다.
6구역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8차는 대지지분이 크고 대형 평수로 구성돼 사업성이 뛰어나다 보니 통합 재건축에는 관심이 없고 별로 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6개 구역 중에 제일 통합 재건축이 어렵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1구역의 경우엔 미성 1차는 한강 조망권, 대지지분 등 사업성을 갖춘 단지이기 때문에 통합 재건축을 하면 동호수가 섞이고 한강 조망권이 안 나오는 조합원도 있을 수 있다는 다양한 이유로 단독 재건축을 추진한 것”이라며 “3구역 역시 이전부터 한강과 붙어있는 1, 2차에서 조망권을 보존해 달라는 요구를 해 왔지만 도시정비법 상으로는 동호수는 추첨제이기 때문에 문제가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2~3구역 조합이 설립된 과정에 국회에서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이 2년 실거주를 하지 않으면 현금 청산하겠다는 법안을 내놓으면서 등떠밀려 설립된 만큼 앞으로 이들 구역에서도 이해관계를 잘 풀어주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