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춘만 기자]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참여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사전 입찰 담합을 통해 거의 전 구간에서 경쟁을 피하고 높은 낙찰액으로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2009년 1월 발주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 15개 공구 입찰과정에 대한 담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공정위는 조사결과 '낙찰자와 들러리 합의'를 한 21개 건설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천322억원을 부과하고, 이 중 낙찰을 받은 15개 건설사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하기로 했다.또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 입찰담합 현장조사 기간 중에 컴퓨터 하드를 교체하고 그 내용 일부를 삭제해 조사활동을 방해한 A건설에 대해서는 조사 방해 행위로 과태료 1억 4천5백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이번에 고발된 건설사는 대림산업, 대우건설, 두산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신동아건설, 쌍용건설, SK건설, GS건설,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포스코건설, 한양,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15곳이며, 담합에 참여한 회사는 고려개발, 금호산업, 대보건설, 서희건설, 진흥기업, 흥화 등 6곳이다.8개 대형건설사들(대림산업, 대우건설, 삼성물산, 에스케이건설, 지에스건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 15공구 중 8개 공구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5개사(대우건설, 에스케이건설, 지에스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는  5개 공구에 대해 교차 방식으로 낙찰자와 들러리를 정한 뒤 입찰에 참여했다.이 과정에서 삼성물산은 진흥기업을, 대림산업은 태영건설을 각각 들러리로 세웠다.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은 맞교환 방식으로 '낙찰자-들러리'를 정한 뒤 입찰에 참여했다.이들은 들러리로 참여한 사업자들이 사전에 결정된 낙찰자보다 낮은 설계평가를 받도록 품질이 낮은 설계서를 제출하는 일명 '들러리 설계' 또는 'B설계' 방법을 사용했다.건설사들은 사전 담합을 통해 각 공구별로 2개의 컨소시엄만 참여했으며, 각 공구별 낙찰자가 중복되지 않게 해 그 결과 평균 낙찰률이 무려 97.56%에 달했다.공정위는 건설사들이 개별 모임이나 유무선 연락을 통해 사전합의를 이룬 사실을 밝혀내고 업체별로 7억8천만원∼1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대우건설이 160억원으로 액수가 가장 많았으며 현대건설 140억원, 현대산업개발 140억원, SK건설 127억원, GS건설 120억원 등이다.

인천시는 "이번에 적발돼 제재를 받게 된 사업은 민선 4기 때인 2009년 1월 발주된 사업임"을 강조하고 "공정위의 최종 의결서가 접수되는 대로 이번에 적발된 업체에 대해 부정당업자 제재,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