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대출환승 시대…금융사간 무한경쟁 ‘대규모 머니무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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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대출환승 시대…금융사간 무한경쟁 ‘대규모 머니무브’ 예고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1.04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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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1000조원대 주담대 고객 쟁탈전에 '사활'
대환 전용상품 출시...금리인하 경쟁도 치열할 듯
대환대출 서비스가 주담대 상품으로 확대되면서 금융사 간 대규모 여신 자금 이동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환대출 서비스가 주담대 상품으로 확대되면서 금융사 간 대규모 여신 자금 이동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이 임박하면서 100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머니무브가 예상된다. 은행권에서는 금융상품의 꽃인 주담대 고객 사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차주들이 금융사를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더 싼 이자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서비스가 주담대로 확대된다는 건 금융사 입장에선 고객을 뺏길수도 새로 유치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금융권은 비대면 대환대출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대환대출 인프라 출범에 맞춰 상품을 재출시하거나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등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9일부터 스마트폰 등 온라인에서 대출을 비교하고 갈아타는 ‘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를 기존 신용대출에서 주담대와 전세대출로 확대할 예정이다. 원스톱 대환대출은 총 32개 금융사가 참여한 19개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다.  주담대, 전세대출도 종전의 신용대출과 마찬가지로 대환대출시 은행 지점을 필수로 방문해야 하나 이번 서비스가 시작되면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들의 부담이 커져 금리를 비교하고 손쉽게 갈아타기가 가능해지면 대규모 자금 이동이 예상된다. 실제 지난 5월31일 신용대출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행된 이후 약 7개월만에 누적 이용액이 2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주담대, 전세대출은 규모가 훨씬 더 커 신용대출보다 파급력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9조1000억원이다. 이 중 주담대 잔액은 1049조1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11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잔액만 690조3867억원에 달한다. 주담대 특성상 그 규모가 큰 만큼 대환대출 서비스 시행 시 은행들의 여신 잔액 변동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 중도상환수수료도 개편된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1분기 중 은행이 자금운용 차질에 따른 손실 비용 등 실제 비용만 반영해 중도상환수수료를 책정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대출 갈아타기 시 발목을 잡았던 수수료 부담이 경감돼 대출 이동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 자체 대출 규모가 크고 그만큼 중도상환수수료 부담도 비례해 대출 갈아타기가 고민된 차주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대규모 자금 이동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은 일찌감치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마련해 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7일부터 13일까지 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우리원(WON)주택대출’ 신규 접수를 중단한 바 있다.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 개시에 맞춰 상품을 재정비하기 위해서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WON주택대출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로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판매될 전용상품이라 대환대출 플랫폼 출범을 앞두고 상품을 리뉴얼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10월 대환대출 플랫폼 진출을 위해 ‘KB스타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하면서 기존에 KB스타뱅킹을 통해 판매하던 ‘KB주택담보대출’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국민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비대면 서비스 전문 상담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대환대출 전용 주담대 상품 ‘은행갈아타기 특별금리’와 ‘하나원큐 아파트론’을 위주로 플랫폼 진출을 계획 중이다. 아울러 시중은행은 주담대 금리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은 올해 인터넷전문은행의 낮은 주담대 금리에 고객을 상당 부분 빼앗긴 만큼 금리 차가 좁혀질 전망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시중은행이 새로 취급한 균등분할상환 방식 주담대 평균금리는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높았지만 모두 연 4%대에 머물렀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 상품을 비대면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되면 고객들이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이동하게 돼 금리 경쟁력이 중요하다"며 "고객 이탈을 막고 신규 유치를 위해 상품 차별화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기존 주담대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금리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의 원인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를 지목한 만큼, 인터넷전문은행은 대환대출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성장에 제동이 걸린 만큼 대환대출 플랫폼을 활용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를 하지 않은 한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를 성장시킬 계획이다”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금리 경쟁력을 강화해 대환 고객을 늘려 주담대 성장을 이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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