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임종석·박용진 등 '비명계' 전국 유세 분주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4·10 총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더불어민주당 내 중진들의 적극적인 유세 지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당대표 출마가 점쳐지는 인사들은 최근 본인의 지역구가 아닌 격전지의 지원 유세를 다니며 '우군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차기 전당대회 또는 국회 내 요직을 염두에 둔 '눈도장'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지원 유세에 가장 분주한 인사는 민주당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 국회의원 후보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다. 박 전 원장은 평일에는 지역구 유세, 휴일에는 '박빙' 지역구의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를 나서고 있다. 박 전 원장이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만큼 한 표가 아쉬운 후보들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된다는 후문이다. 박 전 원장의 이러한 지원은 전당대회 또는 국회의장 선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호남 후보로 당선이 확실시되는 만큼 원내 진출 이후의 행보를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민주당 단독 과반 이상 의석 확보를 돕고, 향후 의원이 될 후보들과의 친분을 미리 쌓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국회의장은 관례상 원내 1당의 최다선 의원이 맡는다. 현재 최다선 선수의 민주당 후보는 5선의 조정식 의원(경기 시흥을)과 추미애(경기 하남갑) 전 장관 단 둘이다. 이들 둘 중 한 명이 6선 의원으로서 국회의장을 맡을 확률이 높지만, 두 후보 모두 '강경' 이미지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5선이 되는 박지원 전 원장에게 기회가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총선에서 공천 배제된 '비명(비이재명)'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용진 의원도 전국을 다니며 민주당을 돕고 있다. 임종석 전 실장은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준비했으나 민주당이 전현희 후보를 전략공천하며 '백의종군'에 나섰다. 박용진 의원은 서울 강북갑에서 경선에서 떨어진 이후 주로 경남·대구·경북 등 민주당의 불모지인 이른바 TK 지역에서 후보들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비명 인사들의 선거 지원은 민주당에게 큰 이득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비명횡사(비이재명계는 죽고 친이재명계는 산다)' 공천으로 논란이 됐던 인사들이 총선 승리라는 목적으로 단합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이들이 오는 8월 치러질 민주당 전당대회를 위해 '심기일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임기가 종료되면 정청래, 박찬대 등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이 공공연하게 자신들이 이 대표의 후임이 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비명 인사들 역시 당내 우호 지분을 확보해 몫을 챙기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처럼 총선 결과 외에도 당권 경쟁에 뛰어든 인사들의 행보가 향후 정치 지형의 개편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4·10 선거일 직후부터 시작될 전당대회·국회의장 선출 경쟁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