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지희 기자] “상황이 시급하다보니 잠수사들이 매뉴얼을 지키면서 수색활동을 할 수 없어요”, “조금이라도 빨리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는 것이 잠수사들의 유일한 매뉴얼입니다”세월호 침몰 사고에 실종자 구조작업에 나선 잠수사들이 연일 지속된 잠수로 잠수병을 호소하고 있다.23일 오전 구조작업을 위해 투입된 민·관·군 합동구조팀 잠수사 10여명이 마비 증세와 피로 누적 등을 호소해 청해진함과 평택함에 마련된 챔버에서 감압 치료를 받았다.앞서 지난 22일 오후에는 해군 UDT 소속 A 상사가 두통과 팔 마비 증상으로 상당 시간 감압 치료를 받기도 했다.잠수병을 호소하는 잠수사가 늘어나자 잠수사들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지난 2010년 천안함 구조작업에 투입된 해군 잠수요원 한주호 준위는 잠수 수색작업 중 수압을 견디지 못해 실신해 챔버에서 치료를 받다가 순직했다.
당시 군 관계자는 현장의 강한 유속과 높은 수중 압력 등 열악한 여건 속에서 계속해서 구조작업을 실시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잠수병은 깊은 바다에서 잠수부들이 산소통을 통해 압축된 공기를 마시는 과정에서 몸속으로 들어간 질소가 원인으로 발생한다. 질소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기포 상태로 혈액 속을 돌아다니다가 잠수사가 잠수를 마치고 올라오면 질소가 부풀어 오르며 마비와 구토, 관절통, 난청 등을 유발한다.상태가 심할 경우 심장마비와 호흡곤란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이러한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잠수부들은 챔버 시설에서 최소 2시간 이상 고압산소를 공급받아 체내에 쌓인 질소를 배출시킨다.해군 해난구조대(SSU)에서 15년 이상 구조활동을 했던 전문가는 “무인탐사 ‘게 로봇’(크랩스터)이나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은 탐색과 촬영용으로 결국 구조는 잠수사들이 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이미 상당한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본부 차원에서 잠수사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2차 피해를 막는 것도 구조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잠수사들의 건강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되자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최근 비타민과 영장제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잠수사들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 필요한 조치를 하며 수색작업을 펼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