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이효리를 모델로 내세우며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이 있다. 경매와 공동구매 등이 이루어지는 중개사이트 G마켓이다. 이 사이트 회사소개란에는 ‘한국전자상거래 대상 우수상 수상’등을 자랑스럽게 기재하고 있다. 이쯤 되면 소비자들에게 믿을 만한 이미지를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를 믿고 G마켓을 이용한 많은 소비자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 배송된 물건에 하자가 있어 교환이나 환불을 하고 싶어도 판매자와 G마켓 모두 연락이 되지 않는 일이 다반사고, 어렵게 연락에 성공해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두 세 달이 넘어도 보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통신법상 구매자의 의사에 따라 판매자에게 돈이 건네졌기 때문에 중개사이트는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다. G마켓 또한 이런 사실을 이미 약관에 명시해 놓고 소비자들의 잇따른 항의에도 끄덕 않고 책임을 물지 않는 것이다. G마켓을 통해 물건을 구입한 소비자 가운데 교환이나 환불을 원하는 사람의 대다수는 판매자와도 또 중개업자인 G마켓과도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많다. 수원에 사는 김모(25)씨는 “G 마켓에서 바지를 구입한 뒤 물건을 받았는데,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설명과 전혀 달라 환불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달이 지나도록 G마켓은 물론 의류제조업체와도 전혀 연락이 되지 않았다” 고 항의했다. 답답한 김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G마켓에 전화를 걸었지만 매번 “지금은 통화량이 너무 많아 연결이 되지 않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라는 기계 음성밖에 들을 수 없었다.서울에 사는 박모씨(32)는 최근 G마켓을 통해 트레이닝복 세트 2개를 주문했다. 그런데 며칠 후 배송된 물건은 티쳐츠 1장만이었다. 판매자 측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이 없자 G마켓 고객센터에 사정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판매자와 배송업체 등의 실수만 언급하며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결국 김씨는 “결제는 다 하고도 아직까지 물건을 받아보지 못하고 있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안산에 사는 윤모씨(23) 또한 G마켓을 이용하다 낭패를 본 소비자다. 지난 10월 중순 경 G마켓을 통해 운동화를 구입했는데 배송된 물건을 보니 하자가 있어 교환을 결정했다. G마켓에 문의하니 판매자를 통해 하는 것이 빠르다고 해서 판매자와 직접 연락을 하고 택배를 이용해 반송을 했다. 그러나 이후 판매자와는 일체 연락이 되지 않았고, G마켓으로 전화를 했지만 역시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결국 물건만 반송시키고 새 물건은 받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데도 G마켓에서는 여전히 그 해당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걸 보고 윤씨는 더욱 화가 나 소비자보호원에 강력히 항의했다. 취재를 위해 G마켓 관계자와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소비자들이 한결같이 항의했던 것처럼 ‘지금은 통화량이 많아..’로 시작되는 기계음밖에 들을 수 없었다. 전화번호안내 서비스를 통해 15XX로 시작하는 번호 외에 본사직통 번호를 문의했으나 다른 번호는 등록이 안 돼있다는 황당한 답변만을 들었다. 현재 소비자들은 이런 피해에 대해 소보원 측에 항의를 하고는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소보원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통신거래 피해를 조사하는 정도지 딱히 특정업체에 대해 개별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다” 고 설명했다. 사실 인터넷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은 쇼핑을 할 때 규모가 크고 지명도가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선호한다. 아무래도 작은 회사보다는 믿을 수 있다는 생각해 나중에 무슨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보상이나 구제를 받을 수 있을 거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G마켓을 이용하는 사람들 또한 TV나 라디오 광고를 보고 G마켓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거래를 중개한 사이트가 제품 하자를 판매자 책임으로 약정한 경우 소비자는 해당 사이트로부터 아무런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다. 물품을 중개한 사이트가 판매자에게 모든 책임을 지도록 계약을 한 경우 해당 사이트의 책임이 면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물품입점 심사를 하는 등 계약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중개업체들은 대부분 이 같은 조건을 계약에 적용한다.G마켓 이용약관을 보면 하단에 ’면책조항‘이라는 항목이 있다. 이를 보면 “회사는 G마켓을 기반으로 한 거래시스템만을 제공할 뿐이며, G마켓의 거래시스템을 이용한 내용(가격, 문자, 숫사, 그림, 음향 등)에 관한 모든 분쟁에 대해서는 당해 거래 당사자가 책임을 저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G마켓은 거래 담당자가 아닌 중개자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입력하는 정보 및 그 정보를 통해 링크된 URL에 게재된 자료의 진실성, 적법성 등을 일체 보증하지 않고, 일체의 책임은 해당 이용자가 전적으로 부담한다는 의미다. 피해 소비자들은 “중개 사이트인 G마켓 역시 책임을 져야한다. 판매자와는 연락도 안 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호소할 곳은 G마켓 뿐인데 이렇게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고 주장한다. 소보원 또한 이런 피해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소보원의 이기현 팀장은 “중개사이트에 대해서는 면책위주로 법이 만들어져 있다” 며 “중개자가 거래 수수료를 가져가는 만큼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데 현행 법은 그 책임범위가 너무 약하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이어 “소비자 중심의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통신판매 중개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거래 상대방은 해당 중개 사이트가 아닌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통신판매업자라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통신판매중개사이트의 약관이나 고지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 사이트가 어느 범위까지 책임을 지는 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판매업자가 개인일 경우 청약 철회권 등 법적 권리가 제한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결국 현재로서는 사업자의 신원정보,거래조건,계약정보를 반드시 확인해 두고, 반값 등 지나치게 싼 값으로 등록된 경우에는 일단 의심을 품어보는 정도가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행복을 주는 쇼핑세상 G마켓’이란 선전문구가 무색하게 소비자들은 ‘교환도 환불도 제대로 되지 않아 불행만 잔뜩 안겨주는 G마켓’에 억울하고 답답함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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