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복지시설 ‘부익부 빈익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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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복지시설 ‘부익부 빈익빈’
  • 성승제 기자
  • 승인 2006.01.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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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요양시설 노인들 인권침해, 폭력 시달려
초호화 실버타운 노인들 수천-수억원에 입주
[매일일보= 성승제기자] 빠르게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에 노인들에 대한 무분별한 방치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중상층의 노인들은 자신의 취미 생활을 즐기며 남은 노후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지방에 있는 무료 요양시설에서 거주하고 있는 노인들은 심각한 인권침해와 폭력에 시달리고 있고 일반 서민층은 할 일 없이 지하철이나 길거리를 방황하며 무의미한 삶을 반복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반면 수도권 지역의 한 고급 실버타운의 노인들은 취미생활을 즐기느라 하루하루가 짧기만 하다.

이것은 노인들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각하다는 대표적인 예이다.

급속도로 다가오고 있는 고령화 사회. 돈 있는 자와 돈 없는 자의 빈곤 차이 현상이 또 다시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이 절실한 상태다. <전문>

지난 해 3월 말 전남 해안 지역의 야산에 한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곳에서 약 3km 떨어진 무료 노인요양시설에 살다가 한 달전 사라진 최모(81)씨로 확인됐다. 할머니는 중층 치매를 앓고 있어 정신을 흐렸지만 육체적으로는 건강했다는 것이 당시 주변사람들의 말이다.

73세의 박모 할머니는 방금 50대 원장에게 야단을 맞았다. 자신을 때린 할아버지를 고자질하다 되레 혼이 난 것이다. 박모 할머니는 젊다고 자신을 괄시한다며 서러워했다.

이곳 노양시설에서 직원들은 모두 반말을 한다. 친근해서 또는 통제가 안된다는게 이유다.

노인들의 손찌검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옷장 한 켠에서 한 할머니의 등짝을 맞는 소리와 함께 야단맞는 소리가 들린다. ‘이 옷 입으라고 하면 입어’

수도권 지역의 한 고급 실버타운

김모(82)할아버지는 오전 6시 15분에 일어나 1시간 걸리는 뒷산 약수터에 올라가서 맨손체조를 한다.

다시 내려와서 아침식사를 하고 다시 탁구나 게이트볼 게임을 한다. 오후에 다시 인근에 있는 산에 올라가 등산을 한다.

틈틈이 건강체조나 도예교실, 노래교실 수지침 등 강의를 듣는 것도 하루 일과 중 하나다. 그리고 저녁에는 텔레비전을 시청하거나 독서를 하다 잠이 든다.

이곳에 살고 있는 김모(66 여)씨는 먼저 조금만 아파도 의료진과 상담할 수 있고 무엇보다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 등을 할 수 있어 안심이다.

김씨는 그동안 자신이 좋아했던 고전무용과 시니어에어로빅 영어 합창 등 4개 강좌를 지역 젊은이들과 함께 수강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하루가 너무 짧아 더 하고 싶은 게 있어도 하지 못한다며 인생을 최대한 즐기고 있었다.

최근 고령화 사회가 빠른 추세로 다가오는 지금 노인들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돼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한편 실버타운은 일반 서민층 노인들에겐 꿈만 같은 존재다.

17평의 실버타운을 분양받으려면 수억원에 이르고 매달 들어가는 관리비와 용돈은 150여만원.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빠듯한 시점에 자식들이 부모를 실버타운에 입주시키기란 그저 잘사는 사람들의 여유처럼 느껴질 뿐이다.

이러한 시점에 국민연금, 교원연금 등 일부 기관에서는 공무원이나 국민연금 가입자 등을 위주로 실버타운을 건설하겠다는 검토가 현실화 되고 있어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각 기관에서 실질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구제할 생각은 않고 어느 정도 기반이 잡혀있는 공무원 들을 대상으로 실버타운을 건설하는 목적은 수익창출을 위한 것 같다”며 한탄했다.

일부 기업에서는 돈 많은 중상층 노인을 상대로 실버산업을 추진하고 있고 다른 한 편에서는 무료 요양원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겪으며 긴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또 다른 노인들은 종로3가 등에서 아무 할일 없이 방황하거나 서울에 사는 노인이 목적 없이 지하철을 타고 천안역까지 가서 되돌아오는 행동을 하는 등 노인 문제가 심각한 사회 적 문제로 야기되고 있다.

특히 무료 요양원에서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자유롭게 외출 할 수 없고 심지어 관리소홀로 사망에 이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무료 요양원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들은 자신이 인권침해를 당했는지 조차 모르고 있어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정부는 2011년까지 중산층을 포함한 모든 노인의 요양 관리를 국가가 책임지는 노인요양보장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얼마 안되는 현재의 요양시설(전국 358곳)조차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버산업 전문가 모임인 ‘세리포럼’의 심우정 이사는 “이같은 문제는 업계 시스템 때문인 것 같다”며 “정부나 사회단체에서 각 요양원에 평가제를 실시하고 이를 감시 감독하는 식으로 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포럼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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