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지역구 野 국회의원으로서 어깨 무겁다”
“최순실 게이트, 朴대통령의 진솔한 사과와 검찰수사가 우선”
[매일일보 이상래·조아라 기자]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부자동네 강남의 이면을 드러내고, 정부와 지자체 모두로부터 소외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3년만의 강남을 지역구로 하는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어깨가 무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보수의 텃밭인 강남3구 가운데 한 곳인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돼 화제가 되었다. 우선 그동안 개발 속에 소외된 강남주민주터 챙기겠다며 낙후된 판자촌과 교통문제에 팔을 걷어 붙였다. 또 치과의사와 변호사 경험을 살려 최근 정치권의 화두였던 ‘가습기살균제’, ‘故 백남기 농민 사인’ 문제, ‘최순실 게이트’ 등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여권의 ‘텃밭’인 강남(을)에 도전한 이유는=강남에 도전을 한 이유는 이곳이 어렵고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다들 강남을 어렵고 불가능한 지역으로 생각을 한다. 그러다보니 강남이 사실상 야권에서 버려진 곳이나 마찬가지인 지역이었다. 아무도 가려하지 않았기에 내가 가야된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도전을 하지 않는다면 이 지역에 야권의 깃발을 꽂을 수가 없는 것이고 누군가는 해야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국회의원 한 번 더 하겠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다면 상대적으로 조금 쉬운 다른 지역에서 도전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선이 되지는 않더라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것이 제게는 더 중요한 의미였다. 개인적인 편안함이라든지 행복을 우선순위에 뒀다면 치과의사나 변호사를 했지 정치를 안했을 거다. 제가 가진 조그마한 능력이라도 좀 덜 가진 분들, 대한민국, 사회적 약자를 위해 쓰고자한다.선거 운동을 하면서 한 가지 원칙이 있었는데 무조건 나를 낮추는 것, 유권자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었다. 사실 선거와 정치는 무척 어렵고 힘든 일이다. 쉽게 살려고 했다면 애초에 정치를 시작하지도 않았을 거다. 남을 위해서, 주민을 위해서,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무릎걸음을 걷고 일일이 눈을 마주치고 한마디라도 섞어 가며 선거 운동을 했다. 처음에는 야당 인사라고 터부시하던 분들이 한번 찾아뵙고, 두 번 찾아뵙고, 열 번 찾아뵙고 인사드리니까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한다고 생각하셨는지 마음을 열어 주시는 게 느껴졌다. 한번은 강남구청에서 김장하기 행사를 갔는데 동네 아주머니들과 함께 5시간 정도를 꼬박 김장을 같이 담갔다. 그걸 지켜보신 지역 아주머니들께서 '감동을 많이 받았다', '진정성 있는 정치인' 이란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지역사업을 위해서 국토위를 신청했다는데=연말 개통 예정인 수서발KTX 노선이 신갈단층대 위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국토부 장관에게 활성단층대 조사와 안전점검을 촉구했다. 2011년 7월 철도시설공단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내부보고서에서는 해당 단층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다량의 지하수가 유출되고 터널의 붕괴까지 발생될 우려가 있다고 명시돼 있었다. 대형 국책사업인 수서발KTX 개통 2개월여를 앞두고 혹여나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지는 않을까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다. 국토부 장관은 각별히 유념해 업무에 임하고, 전문가를 비롯한 국토부 내부조사를 통해 조금 더 깊이 있는 연구를 약속했다. 문제제기에만 그치지 않고 끝까지 확인할 것이다.국토부와 LH서울시-세곡동 분리개발로 인한 교통문제도 지적했었다. 현행법상 개발면적 100만㎡ 이상이거나 수용인구가 2만명 이상인 경우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수립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LH공사의 강남 보금자리 사업지구의 경우 개발면적을 94만㎡로 짜맞추는 편법을 통해 교묘히 광역교통개선대책 수립 의무를 빗겨갔다. 이로 인해 현재 해당 사업지구 주민들은 만성 교통난과 대중교통 부족 등으로 극심한 교통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역교통대책이 마련되지 못한 강남 세곡지구의 교통난에 대해 집중적으로 지적했다.제2양재대로, 대모산터널, 등을 조기에 신설하는 것이야말로 편법 분리개발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세곡동 주민들에게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는 길임을 역설했다. 국토부 장관은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하여 밤고개로를 6차로에서 8차로로 확장하는 등의 계획을 최우선적으로 시행할 것을 약속했고, 과천-위례선 통과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LH사장 역시 당연히 광역교통대책을 수립했어야 하는 지역이라며 해야 하는 역할에 나서겠다고 확답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국토부에 광역교통개선개책을 건의해놓고 있다고 답했고, 과천-위례선 통과여부를 향후 도시철도기본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주거문제와 관련해서도 강남 판자촌 마을 주거대책을 지적했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부동산 시장은 강남 개포동이다. 연일 분양가 신기록을 경신해가고 있는 이 지역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빈곤한 동네인 구룡마을과 재건, 수정, 달터마을이 있다. 이곳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질곡과 아픔이 그대로 서려있는 곳이다.국가에 의해 서울 도심 곳곳에서 강제이주 된 사람들이 모여 묵묵히 30여년의 세월을 견뎌 온 이들의 보금자리가 권력에 의해 강제로 내쫒길 처지에 놓였다. 지자체는 연일 공무원과 용역 깡패들을 보내 퇴거를 강요하고 위협하고 있다. 주민들은 언제 강제철거가 집행될지 모르는 불안한 삶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일부 어르신들은 기본적인 의료복지 마저 박탈당한 채 쓸쓸히 삶을 마감하고 있다.정부는 이 동네가 서울시 시유지라는 이유로 관심 자체를 갖지 않고 있다. 국가의 방관 속에 주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져 가고 지자체의 부당한 위협과 겁박에도 누구도 관심 주지 않는다. 이는 국가가 책임져야한다. 정부의 무관심과 지자체의 횡포 속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누려야할 기본인권마저 침해되는 상황에 대한 대책마련을 국토부 장관과 서울시장에게 촉구했다.국토부 장관은 현실적 여건 속에서 어떤 방식이 가장 넓은 범위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답하며, 특히 주거실태조사를 토대로 국가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다시 한 번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서울시장 역시 지자체 공무원과 용역에 의한 횡포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은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다양한 지역 현안을 날카롭고 끈질기게 지적했는데=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면서도, 동시에 한 지역을 대표하는 선출직 공직자다. 한편으로 지역 주민이 곧 대한민국 국민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지역 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현안을 외면할 수 없었다. 특히, 강남(을)의 경우에는 무려 24년 만에 야당에서 국회의원이 당선된 험지 중의 험지다. 따라서 그 동안 상대적으로 다뤄지지 못했던 여러 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정부의 국가정책에 의해 쫓겨나 함께 살게 된 구룡·달터·재건·수정마을의 주거빈민층에 대한 주거대책 마련과 열악한 처우 개선에 대해 질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부자동네 강남의 이면을 드러내고, 정부와 지자체 모두로부터 소외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었다.-의료전문 변호사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2016년 8월까지 총 4차례의 가습기살균제 관련 피해 접수에서 4486여명이 신청을 했다. 현재 가습기살균제와 피해간 인과관계를 인정받은 사람은 258명(생존자145명, 사망자 113명)명에 불과하다. 인과관계를 인정받은 사람은 정부로부터 치료비와 장례비 등을 지원받고 있지만,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전체 수에 비하면 그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고, 지원내용도 가습기피해자에 대한 실제적인 구제조치로 보기에는 매우 미흡하다.그 동안 정부는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고 제조・판매사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사이의 법률분쟁 정도라고만 되풀이하는 무성의한 태도를 일관했다. 그러나 검찰조사와 청문회결과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하여 유동성 화학물질에 관한 안전성을 확인할 뿐만 아니라 관리・감독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안전성 확인・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안타까운 점은 최근 청문회에서 옥시레킷벤키저 등 제조・판매사들이 가습가살균제 피해자 지원금 명목으로 출연하겠다는 취지를 밝히고는 있지만, 그 책임이 손해배상책임이 아니라는 전제에 있어서 실효적인 지원이 아니라는 점이다.국가의 존립근거는 국민의 생명・안전에 무한 책임을 질 때에 의미가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해서 정부와 국회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국회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마련할 특별법을 마련하고, 정부는 특별법의 제정취지에 부합하게 가습기살균제의 피해자의 구제범위와 충분한 생활지원 등의 구제책임을 다해야 한다.-故 백남기 농민 부검에 대해서는“최순실 게이트, 朴대통령의 진솔한 사과와 검찰수사가 우선”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