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코트라(KOTRA)가 발표한 '중국의 해외투자동향 및 투자유치확대를 위한 정책과제'에 따르면, 2008년 말(누계기준)까지 중국의 해외투자액은 총 1839억 달러로, 이중 한국에 대한 투자는 0.47%인 8억5000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중국기업의 전체 해외투자는 2004년 55억 달러에서 2008년 559억1000만 달러로 10배 이상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對韓) 투자는 감소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는 이처럼 중국의 한국 투자가 부진한 이유로 국민들의 중국 자본에 대한 거부감, 중국 기업의 한국에 대한 낮은 선호도, 중국 자본에 대한 한국기업의 전략적 활용 의지 부족 때문인 것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코트라는 "중국 투자 활용의 긍정적인 측면을 새롭게 봐야할 시점"이라며 양국에 도움이 되는 협력방안 모색을 지적했다. 특히 중국 자본의 투자유치를 중국 내수시장 공략 기회로 활용할 것을 강조했다.
예를 들면, 중국의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Haier)이 지난해 5월 뉴질랜드의 가전업체 피셔 앤 페이클(Fisher&Paykel)의 지분 20% 매입으로 최대주주가 된 뒤, 피셔 앤 페이클은 하이얼을 통해 중국 내수시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트라는 또 중국과 대만의 ECFA(경제협력기본협정) 체결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이나 싱가포르 대신 대만을 투자처로 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국 및 대만과의 투자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안홍철 IK(Invest KOREA)단장은 "중국이 자본과 시장을, 한국이 기술을 제공하는 형태의 분업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완성품을 중국기업이 생산하도록 하고 주요 부품소재를 우리 기업이 공급하는 방안, 생산기지는 중국으로 하되 R&D 기지를 한국에 두는 방안으로의 상호협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중국은 막대한 외환보유고로 인한 유동성 과잉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국 기업의 해외투자를 적극 장려하며 최근 해외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009년말 기준으로 2조4000억 달러로 전 세계 외환보유고의 30.7%를 차지며 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다.
특히 기존 자원확보뿐만 아니라 선진기술 습득, 브랜드강화, 사업다각화를 위한 M&A 등을 목적으로 한 해외투자가 늘고 있다. 올해 포춘지가 선정한 'Fortune Global 500대 기업'으로 중국 기업은 46개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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