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보배 기자] 22년간 재건축에 난항을 겪어온 서울 관악구 강남아파트 정비사업이 본격 추진된다.서울시는 관악구 신림동 강남아파트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을 공동사업시행사로 선정해 통상 4~5년 걸리는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6개월 만에 완료했다고 25일 밝혔다.관악·동작·구로구가 만나는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에 들어선 강남아파트는 1974년 준공됐다. 6층짜리 아파트 17개동이 모여 있다.강남아파트는 이미 1995년 재건축조합이 설립됐으나 사업성 부족,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네 차례나 시공자가 선정되고도 시공자 스스로 사업을 포기했다. 부실한 조합 운영으로 각종 소송도 난무해 재건축 사업은 무려 22년이나 지연됐다.더욱이 강남아파트는 2001년부터 노후화가 심각해 안전등급 D등급을 받아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되기도 했다. 건물 곳곳엔 균열이 일어나고 설비가 낡아 전체 876가구 중 70%(615가구)는 아파트를 떠났다.
이런 강남아파트의 재건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서울시는 SH공사를 민간임대주택사업자로 하는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연계형 정비사업 방식을 도입했다. 초기사업자금을 민간이 아닌 서울시와 SH공사가 직접 조달하기 때문에 공사비도 평당 100만원 이상 낮은 수준으로 책정, 사업 안전성을 확보했다.실제 지난 21일 강남아파트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엔지니어링이 공사비로 제시한 금액은 ㎡당 121만원(400만원/평)으로, 최근 서울시 재건축 사업장의 평균 공사비 152만원(㎡당)과 비교하면 평당 약 100만원 이상 낮다.현대엔지니어링은 강남아파트를 허물고 29~35층, 7개동, 1143가구로 재건축하게 된다.총 1143가구 중 조합원분 744가구를 제외한 273가구는 임대사업자인 서울투자운용주식회사에 일괄 매각돼 뉴스테이로 활용된다. 나머지 126가구는 SH공사가 사들여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예정이다.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오랜 기간 난항을 겪은 강남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은 공공의 사업 참여를 통해 정비사업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추진한 대표적 사례가 됐다”며 “앞으로도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재건축 사업에 공공 참여를 확대해 시민들의 안전한 주거환경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