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수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 등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이 이번 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중간 수사 결과를 정식 보고한다.문 총장의 재가가 떨어지면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게 정식 소환 통보를 할 수 있다. 이르면 이 달 중순께 헌정 사상 네 번째로 전직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이 있다.4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오는 5∼6일 문 총장을 찾아가 수사경과를 보고하고, 이 전 대통령 조사 방식을 비롯해 향후 수사 계획에 관한 재가를 받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이미 수사팀에서는 이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직접 소환해 해명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이 상납한 특수활동비,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액 등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액만 100억원대에 이르고 있어 방문이나 서면조사 방식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사 다스는 물론, 17대 대선 당시 논란이 된 도곡동 땅 등 다수의 차명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사실상 결론 내렸다.
또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인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의 구속영장 범죄사실에 이 전 대통령을 다스의 실소유주라고 규정하기도 했다.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등이 국정원에서 최소 17억5000만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받는 데 관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또 자신이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다스가 BBK투자자문에 떼인 투자금 140억원을 반환받는 과정에 국가기관을 개입하게 하고(직권남용), 삼성이 다스의 소송비 60여억원을 대납하게 하는 데 관여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도 받는다.이 밖에도 검찰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22억원대 불법자금 제공 의혹 △김소남 전 국회의원의 4억원대 공천 헌금 의혹 △대보그룹의 수억원대 불법 자금 제공 의혹 △대통령기록물 무단 유출 의혹 △친·인척 명의 차명 재산 보유 의혹 등에 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여왔다.문 총장이 이 전 대통령 소환조사 방침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면 수사팀은 조만간 이 전 대통령 측에게 일정한 말미를 주고 소환 일정을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검찰 관계자는 "일반인들 사이에서 (이 전 대통령)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조사를 해 본 후에 판단해봐야 할 문제"라며 "원칙으로 돌아가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