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직무대리 검사 이진한)는 21일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의 대가로 상대후보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상 후보매수죄)로 곽노현 교육감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곽 교육감과 박 교수가 지난해 5월 선거비용 보전 등 명목으로 7억원과 공직을 제공키로 하고 단일화를 이뤘지만, 합의를 이행하지 않자 같은 해 11월 박 교수가 금전지급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곽 교육감은 선거사범 공소시효를 '선거 후' 6개월로 잘못 알고 이를 의식해 금전 지급을 미뤘다가 올해 2월에야 처음 지급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또 금전 지급 협상·전달 과정에 깊이 개입한 강 교수를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돈을 직접 받은 박 교수 동생은 단순 전달자로 판단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금전을 지급할 때마다 서로 채권자와 채무자로 하는 허위 차용증 총 24장을 작성, 각자 12장씩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2억원 가운데 1억원은 곽 교육감의 부인과 처형을 통해 마련하고 남은 1억원은 지인에게 빌린 것으로 결론내렸다. 검찰은 그동안 부정한 돈이 섞여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혐의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금전 지급과정에서 곽 교육감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인척과 친지 등 제3자를 이용해 은밀히 지급했다"며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 점, 돈이 부족해 지인에게 빌린 점 등을 종합할 때 2억원은 '후보 사퇴 대가'였음이 명백하고 선의였다는 주장은 허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안이 중대하고 죄질이 불량해 높은 처단형이 예상된다"며 "사상 유래가 드문 거금으로 후보자를 매수해 민의를 심각히 왜곡한 중대 범죄다"고 덧붙였다.
곽 교육감은 이날 기소되면서 곧바로 서울시교육감으로서 직무 집행이 정지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임승빈 부교육감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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