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회계 법인 CEO와의 간담회에서 "금융회사와 감사위험이 큰 기업 등에 대해서는 감사 수행과정에서 더욱 주의를 기울여 주기 바란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앞서 권 원장은 "회계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일부 저축은행의 대주주와 경영진의 불법·부당행위가 드러났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횡령과 배임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 이런 사건에는 항상 '분식회계'라는 수단이 병행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이날 '국제회계기준(IFRS) 조기 정착 노력'도 당부했다.
그는 "IFRS 조기 정착을 위해서는 기업인, 정보이용자, 감사인, 감독당국 모두의 회계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먼저 언급했다.
이어 "그 중에서도 감사인 여러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IFRS 도입을 계기로 그간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 전문가 양성 등을 통해 IFRS가 조기정착될 수 있도록 계속 힘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회계정보의 소비자는 투자자 등 정보이용자라 할 수 있다"면서 "지나친 수임 경쟁 등 이익극대화 위주의 경영정책에서 탈피해 자본시장의 파수꾼으로서 회계정보의 신뢰성 제고를 통한 정보이용자 보호에 더욱 신경써 달라"고 덧붙였다.
또 권 원장은 "지난해 IFRS 전면 시행,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회계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노력의 결과 우리 금융시장의 대외 충격 흡수 능력은 매우 건실해 졌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고, 이는 투명한 회계처리 및 공시에 잠재적 위험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해 금융시장의 건전성을 위한 회계법인들의 역할을 상기시켰다.
이에 따라 권 원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모든 상장회사의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사업보고서를 일제 점검하고, 미흡한 기업은 자진 수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IFRS 도입에 따른 회계감리업무 운영 개선안과 관련해서는 "IFRS의 해석 및 적용상의 판단 차이, IFRS를 처음 적용하면서 발생하는 단순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제재보다는 계도 위주로 감독하고자 한다"며 "정보이용자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IFRS 전문가 패널'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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