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고아출신 동거남 B씨, “아이 죽은 것 슬프지만 내 가족은 애 엄마 뿐, 선처해 달라”
“애기엄마이기도 하지만 제 아내, 제 하나밖에 없는 가족 아닙니까. 마음 같아서는 유치장 안에 들어가서 함께 고생하고 싶습니다. 애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를 때렸겠습니까. 힘들 때 옆에서 도와주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수원에서 “아기가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로 주먹 등으로 상습적으로 때려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A(30)씨의 동거남 B(47)씨의 말이다.
B씨는 지난달 28일 <매일일보>과의 단독인터뷰를 하는 내내 “아내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중간 중간 A씨와 행복하게 지냈던 때, 아이가 재롱을 부리던 때를 회상할 때면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맺은 채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처음 아기를 가졌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우리 둘은 하루 7만원을 번다는 생각보다 아기를 가졌다는 기쁨에 행복해했다”면서 “아기는 3.4kg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는데 그 산부인과 역사상 가장 큰 아이라고 했다”고 말했다.B씨와 A씨 가족들 말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아이들을 무척이나 좋아했다고 한다. 하지만 말 못하는 아이가 울고 보채는 이유를 알 턱이 없고, 집에서 가출을 해 B씨와 함께 살고 있던 터라 어머니로부터 육아방법을 전해 듣지도 못했다. 게다가 정신 또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던 A씨로서는 자신의 아들이 칭얼거리는 걸 참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B씨는 “내가 집에서 쉬면서 함께 아들을 돌보고 싶지만 나 혼자 하루 벌어 방값, 밥값 등을 간신히 해결하는 우리 형편으로서는 도저히 일을 쉴 수 없었다”면서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해 몸도 아픈 상태에서 아기까지 돌보려니 제대로 신경 쓰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B씨에 따르면 A씨는 B씨가 옆에 있을 때도 아기가 울면 안아서 달래주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울지 말라며 머리를 쥐어박았다고 한다. 간혹 아기 얼굴에 멍이 들어있어 “왜 그러냐”고 물으면 “아기들은 원래 멍이 잘 생긴다”라고 말해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다는 게 B씨의 말이다. 그러나 B씨는 아기가 A씨의 과오로 인해 죽음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재판부의 선처를 바라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번 한번만 용서해주면 병원에서 치료도 받고, 혼인신고도 해서 행복하게 잘 살겠다”는 게 탄원서의 주된 내용이라고 B씨는 전했다. 이유인 즉 A씨는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가족이고,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기자가 A씨를 직접 만나본 결과, 그의 상태는 경찰관계자들의 말대로 양호하지 않았다. 아기의 죽음 사실을 알고도 B씨에게 우유가 먹고 싶다며 떼를 쓰기도 했다. 이에 B씨는 정신없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딸기우유 한 박스와 빵 6개, 과자 2개를 사식으로 넣어줬고, 신이 난 ‘철딱서니’없는 A씨는 신이나 면회실 창문을 사이에 두고 B씨에게 뽀뽀를 하기도 했다.B씨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탄원서를 쓸 계획이다. 재판부의 선처로 함께 살게 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하루 7만원 일당의 임금을 차곡차곡 모아 A씨의 치료비를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내의 죄는 무겁지만 고의적으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말과 함께 B씨는 연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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