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DJP = 영-호-충' 연합정권 탄생할까?
'x파일 정국' 한가운데서 노무현 대통령이 또다시 '연정론'을 '툭' 던져 파문이 일고있다. 노대통령의 거듭된 연정제안은 비단 정국반전용이나 X파일 물타기 전략은 아니다. 노대통령의 '연정' 집착은 차기 재집권 플랜이어서 더 강력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3번째 편지인 28일의 '한나라당 주도 연정'구상의 핵심은 '한나라당이 총리를 하는 여야 동거정부를 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즉, 노대통령의 연정은 '박근혜 잡기 카드'이며 '박근혜 총리 카드'인 것이다. 박 대표를 대선주자에서 주저앉히자는 카드이다.
한나라당에 내각제 수준의 권력이양, 그 핵심인 총리지명권을 내놓겠다는 것은 결국 '총리는 한나라당'이 하라는 주장이다. 노대통령의 대연정론은 이번 편지에서도 밝혔듯이 '프랑스식 여야 동거정부'를 모델로 하고 있다. 결국 차기 정권은 '與 대통령 - 野 총리'의 '여야 조합정권(동거정부)'을 그리고 있다. 노대통령이 '대연정이 실질적인 정권교체 제안'이라고 말한 것도 한나라당과의 분점정권 창출을 뜻한다.
盧 연정론, '제2 DJP 연정=영-호-충 연합정권'으로 지역주의 청산
- DJ때는 김종필 총리, 盧는 박근혜 총리
여권이 차기 정권에서 '半-半 조합정권'을 구상하는 이유는 단 하나, 재집권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다. '야당에 정권의 절반을 뚝 잘라 내놓고 총리지명권도 한나라당'에게 주는 '연합정권'을 그리고 있는 것은 여당이 '단독 재집권'이 어렵다는 자기판단에서 비롯된다. 여당은 겉으로는 '대선 필승론'에 있지만, 지금과 같은 여당의 지지기반으로는 단독으로는 재집권에 실패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저변에 깔려있다.이는 한나라당에서도 마찬가지다. 두 번의 집권에 실패한 한나라당이 이번에도 또다시 실패한다면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릴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한나라당내에 팽배하다.
때문에 여야는 전부 얻던가 전부 잃어버리는 'ALL OR NOTHING'의 대선게임보다는 '半 권력'이라도 가질 수 있는 '대통령제하에서의 내각제 방식'의 이원집정부제적 권력분산을 내심 바라고 있다.
노대통령의 연정론은 '제2의 DJP 연합정권'을 의미하기도 한다. 민주당 단독으로는 집권이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고육책으로 짜낸 '半半씩 나누는 분점정권, 즉 연합정권'의 DJ 대선전략을 DJ정권을 계승한 노무현 정권이 그대로 '대선전략'으로 계승하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DJP연합은 '호남-충청'의 조합이라면 열-한 연정인 '제2 DJP연합'은 '영남-호남' 조합 또는 '영호남+충청' 조합이다. DJP가 '反영남 전략'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지역주의 청산을 이루지 못한 것에 반해 영호남(또는 영-호-충) 조합이 성사되면 노대통령이 주장한 지역주의 청산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영남기반의 한나라당 연정론과 함께 호남기반의 '민주당과 통합'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또한 충청은 행정수도 이전 등으로 아직까지는 '여권기반'이 존재하고 있다. 문제는 영남이다. 때문에 노대통령과 여권의 이 모든 '재집권 플랜'의 키가 바로 '박근혜'인 것이다. 지역주의 청산을 위한 '영호남 연합'이 성공하려면 가장 반호남 지역색이 짙은 TK의 대표주자이며 영남세력의 상징인 박 대표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박대표에게는 '여성표' 흡수력도 상당하다.
뿐만아니라 박대표는 '충청' 기반도 무시못해 '덤'까지도 얻을 수 있다. 최근 충청출신인 '육영수 여사'를 내세우고 있는 것도 충청과 연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지금 사실상 '책임총리'라는 이해찬 총리도 충청출신이다.
여권은 박대표를 잡으면 '영-호-충' 연합 정권 탄생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물론 두 조합은 모두 '보수-개혁'이라는 색깔다른 조합이다. '색깔'이 다른 JP가 DJ정부에서 초대 총리를 지낸 것만 봐도 '박근혜 총리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박 대표는 JP와는 다르다. 행정수도 이전, 토지공개념, 대북 유화정책에 있어서 참여정부 정책과 호흡하며 극우적 JP와는 달리 '신보수주의' 노선을 걷고 있다. 때문에 DJ와 같은 극단적 선택이 아니면서도 여권에 부족한 보수층을 흡수할 수 있어, 여권에게는 더 없이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여권으로서는 박대표가 그야말로 '탐나는 카드'가 아닐 수 없다. 여권은 지금 한나라당이 연합정부를 거부하고 있지만 결국은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여유를 부리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도 겉으로는 부정하면서도 속으로는 계산기 두드리기에 바쁘다. 정가에서는 과거 DJP연합정권 탄생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지만 결국 성사되었다면서 차기 정권이 '半권력'에 만족하는 '제2의 DJP 동거정부(영호충 연립정부)' 탄생 가능성을 보고 있다.
노대통령, '한나라당이 총리하고 동거정부 하자'
- 실질적인 정권교체 제안
노대통령이 이날 "대연정이라면 당연히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열린우리당이 참여하는 대연정을 말하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이 연정은 대통령 권력하에 내각이 아니라 내각제 수준의 권력을 가지는 연정이라야 성립이 가능한 것"이라며 "이 제안은 두차례의 권력 이양을 포함하는 것이다"며 "대통령의 권력을 열린우리당에게 이양하고 동시에 열린우리당은 다시 이 권력을 한나라당에 이양하는 것이다"고 '한나라당으로의 내각제 수준의 권력이양'임을 분명히 밝혔다.또한 청와대 김만수 대변인은 노대통령의 대연정론에 대한 보충설명에서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대연정에 대통령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힌 대목에 대해 "한나라당에 총리 지명권을 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노대통령은 이어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연정의 조건으로 '선거제도 개정'을 내걸었다. "선거법 개정은 중대선거구제가 아니라도 좋다"며 "정치적 합의만 이루어지면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대연정을 구성하고, 그 연정에 대통령의 권력을 이양하고 그리고 선거법은 여야가 힘을 합하여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특히 노대통령은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인 '동거정부'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는 '與 대통령 - 野 책임총리'의 준 내각제적 연합정부(동거정부)다. 대통령의 권력을 내각제적 수준에서의 야당에 이양하겠다(총리지명권이 핵심)는 대통령의 뜻에 합당한 권력구조다.
노대통령은 "우리가 제안한 대연정은 실질적으로는 정권교체 제안"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에 내각제 수준의 권력이양으로 여야 공동(분점)정권의 정권교체 제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양당이 걸어온 역사와 노선이 서로 달랐지만, 실제로 양당의 구성을 보면 실제 노선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정치적으로 합의가 되면 헌법에 위배됨이 없이 내각제에 가까운 권력운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다"며 "프랑스의 경우도 헌법을 만들 때는 동거정부를 상상하지 않았지만 동거정부로 운용하는데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우리 헌법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강조, 개헌없이도 '프랑스식 동거정부 운용'을 확신했다.노대통령은 "연정 조건 중 하나는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을 포함한 야당과 손잡아 대연정을 만드는 것"이라며 '동거정부를 다시 꺼내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동거정부 이야기는 제가 당선자 시절에 예고한 바 있다"며 "그런데 17대 총선 결과 동거정부 이야기는 꺼낼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고, 4.30 재보선으로 여소야대가 되고 난 후에도 민주노동당의 노선으로 보아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노대통령은 대선에서 당선되자 마자 2002년 12월23일 민주당 선대위 전체회의에서 "2004년 총선에서 어느 당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민주당이 집권당이 될 수도 있고 프랑스식 동거정부가 될 수도 있다"며 "과반정당에 총리지명권을 이양하겠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는 한나라당이 과반정당을 차지할 경우를 대비한 '연정'제안이었다. 그러나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수를 확보하면서 이러한 연정구상(동거정부)은 할 필요가 없게 되었던 것이다.노대통령은 편지에서 "4.30 재보선 이후 한때 동거정부를 제안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고 밝히며, "정당이 연합을 하여 국회 과반수를 만들 때는 정권을 잡아서 책임 있는 일을 하기위한 것이어야지 오로지 정권에 반대하고 흔들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때문이었다"고 동거정부를 다시 꺼낸 '특별한 이유'를 설명했다.김만수 대변인도 한나라당에 총리지명권을 주는 권력분점이 "개헌과 상관없이 현 헌법 틀내에서 운용할 수 있는 정치형태"라고 말해, 현행 헌법틀내에서의 'DJP식 동거정부 구상'임을 시사했다.
與, 박근혜 '꼭' 찍어 '총리 받아라'
-'與 대통령 - 野 총리'의 동거정부
이러한 노대통령의 연정제안은 결국 한나라당과의 연정론임을 분명히 한 것이고 그것은 본질적으로 '박근혜 총리'를 염두에 둔 대연정론이다. 차기 대선에서의 '박근혜 총리'카드를 내놓은 것이다.여당은 줄곧 '박근혜 총리'를 받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문희상 의장은 지난 10일 취임 100일을 맞이하여 한나라당에게 '총리지명권을 주는 대연정'을 처음으로 제안했고, 이날 박병석 기획위원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예를 들어 박근혜 대표께서 총리를 맡으시고 각료 몇 명을 임명하는 하는 것이 대연정이다"고 '박근혜 총리론' 발언을 했다.또 문 의장은 다음날인 11일에도 "박근혜 대표가 안목가진 지도자면 연정받는다"고 박 대표를 '꼭'집어 연정을 받으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때만해도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에서 '소연정론'을 놓고 받느냐 마느냐가 논란이 있었던 때였지만 문 의장은 민노, 민주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한나라당과 대연정, 박대표와 연정'만을 거듭 주장했었다.
또한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11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과 민노당은 '총리지명권을 주는 대연정 대상이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야당의 총리지명권은 한나라당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은 '통합'의 대상이고 민노당과는 선거구제 개편을 통한 '연합공천'이나 '정책공조' 대상이라고도 밝혔다.
박기춘 사무1부총장은 28일 기자와 만나 '박근혜총리론'에 대해 "잘 모르겠다"면서도 "박근혜 대표가 연정을 받는다면 '박근혜 총리'가 가능하겠지.." 라고 말해 여권 핵심부에서 '박근혜 총리'카드를 검토하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박근혜 총리, 여권 대선주자 조합카드는?
- 고건 대통령 - 박근혜 총리, '영남+호남+충청 조합' 환상의 콤비?
대연정을 위한 '박근혜 총리' 카드는 비단 노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에서만 거론되는 것이 아니다. 각 계파별로 '고건-박근혜 ' '김근태-박근혜' '정동영-박근혜'라는 조합은 다를 수 있으나 '박근혜 잡기'라는 큰 흐름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동영, 김근태'라는 카드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또 다른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홍석현 주미대사까지 날아가면서 여권이 '고건대통령 - 박근혜 총리'를 구상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내놓고 있다.'고건 전 총리' 영입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던 문희상 의장이 최근 한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고려 자체를 할 시기는 아니라고 보지만 우리는 '열린' 우리당이다"며 "문이 열려있기 때문에 언제 누구와도 연대 할 수 있고 고건 총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며 "그 분은 참여정부의 초대 총리를 지냈지 않았냐. 가능성은 (다른당에 비해)이쪽이 더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고건 영입' 입장을 밝힌 것도 여러 가지 해석을 낳게 한다.
전북출신 고건 전 총리와 TK출신 박근혜 대표가 조합하면 '영호남 조합'의 환상적 콤비가 된다. 게다가 '고건'카드는 '충청권 신당'도 공을 들이고 있는 빅카드로 영호남과 충청 연합카드가 된다. 또한 박대표의 충청기반도 더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노대통령이 말한 '지역주의 청산'의 목적이 '완전 달성'되는 셈이다.
특히 열린우리당내에서 신중식의원 등 민주당 통합파나 안영근의원 등 보수파 들은 모두 '고건 대안론'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고건發 정계개편'에 열린우리당이 주도해나가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이들은 '고건 대통령'의 상수를 놓고 대연정 '박근혜 총리' 카드를 희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김근태 장관 대선캠프인 '한반도 재단'의 운영이사로 '김근태 대통령만들기'에 올인하고 있는 정봉주 의원도 누구보다 강력히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주장하고 있다. 개혁파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김근태계이지만 '김근태 대통령-박근혜 총리' 구도가 성사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도 가능하다"며 "김근태 장관은 정동영 장관에 비해 한나라당 안에서도 거부감이 없다. 이렇다할 적이 없지 않느냐"고 말해 '김근태 대통령 - 박근혜 총리' 구상을 드러냈다. 김근태측의 '대연정론'은 '보혁 연대론'에 근거한다. 민주당과 통합에도 부정적이지 않은 김근태계는 '영호남 조합'을 기반으로 '보혁 연대'도 이룰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정동영측은 '연정'에서 한발 물러서있다. 우선 민주당 분당의 '원흉'쯤으로 찍혀있는 '탈레반'인 정 장관이 연합정권 창출의 필수 조건인 민주당과 통합을 이룰 수 있느냐에 우려가 있다.
또한 열린우리당을 장악하고 있는 정 장관은 '단독 대선'을 치루는 것을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한나라당 '박근혜 총리' 절대 안받아
노대통령의 연정구상에 대해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발끈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박근혜 총리' 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다"고 일축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를 잡기위한 대연정론은 결국 '박근혜 죽이기'라는 주장을 하며 거부하고 있다. 사실 '박근혜 총리론'의 대연정은 '박근혜 대선주자 죽이기'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부정하면서도 노대통령의 제의 배경과 의도를 분석하느라 분주한 분위기다.이강두 최고위원은 "총리직 안받는다"고 말했으며 이방호 의원도 "절대 안된다. 말장난에 불구하다"고 비난했다. 공성진 의원은 "박근혜 총리? 절대 안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인 박형준의원은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합정부'나 '연합정권'(DJP연합정권 방식같은) 탄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전면적인 개헌논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노대통령의 대연정론에 대해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혜경,김희원 기자 (폴리뉴스/(구)e윈컴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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