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배출권 강화 예고에 완성차업체들 줄줄이 전기차 전환
미국은 대통령 교체와 함께 친환경 정책 쏟아내…탄소 제로가 목표
한국은 그린뉴딜 정책 추진,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핵심기술 보유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바야흐로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시대가 개막됐다. 탄소배출권 강화에 나선 유럽부터 최근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중시하는 미국 바이든 후보자 당선까지 ‘탄소 제로’를 선언하면서 산업 구조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한국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저탄소를 목표로 꾸준히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왔다. 유럽연합(EU)은 탄소배출권 강화로 모든 완성차업체들에게 배출량 저감 압박을 가하고 있고, 미국은 바이든 후보자가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친환경 정책 추진이 예상된다.
주요 정책의 핵심은 탄소 배출을 감소하는 데 있다. 유럽은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량에 가장 큰 규제를 걸었다. 내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5g/km을 넘으면 벌금 폭탄이 부과된다.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나라 역시 환경부에서 2030년까지 자동차 판매 회사에 승용차 기준 평균 배출량을 30% 낮추거나 연료 효율을 36% 이상 높이도록 했다. 이는 신차 3대 중 2대를 친환경차로 팔아야 하는 수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2035년까지 전력부문 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태양광 패널 5억개 설치와 풍력터빈 6000만개 설치를 목표로 내세웠으며, 전기차 인프라 확대를 위해 50만개 이상 공공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공공교통 수단의 탄소 배출 제로 운송 수단도입의 확대에 나선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셰일가스와 석유화학 등 전통에너지 분야를 중시하면서 파리기후협약 탈퇴 등 친환경 에너지와는 다소 거리가 먼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자가 확정되면서 전면 정책 수정이 예상된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유가로 인해 중국이나 유럽의 자동차 시장보다 전기차 전환이 늦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바이든 행정부 체제에서 급격한 환경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세계적 친환경 트렌드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발전 분야에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로의 전환은 세계적 추세로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30년까지 10인승 이하 승용차 또는 승합차의 평균 배출가스 70g/㎞ 또는 평균 연료효율 33.1㎞/L 중 한 가지 기준을 선택해 준수해야 한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기차와 수소차 분야는 물론 태양광발전 등의 핵심기술이 앞서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는 한화솔루션이 시장점유율 1위를 점유하고 있고,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기아 자동차의 점유율 역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전기차 배터리는 LG화학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며,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 역시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이밖에 수소차 부문은 현대차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소버스와 트럭의 양산체계를 구축하는 등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기술을 보유 중이다.
이 같은 친환경 체제로의 전환은 신산업의 성장과 함께 일부 산업군에는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관련 산업군의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와 함께 테슬라나 한국전력과 같이 탄소배출권을 팔아 수익을 챙기는 업체가 나타날 수 있고, 반대로 배출권이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기업 역시 나타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