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에서 ‘대한민국 첫 명예 구조견’ 탄생···‘백구’에 소방교 계급 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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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에서 ‘대한민국 첫 명예 구조견’ 탄생···‘백구’에 소방교 계급 수여
  • 박웅현 기자
  • 승인 2021.09.07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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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속 논에 빠진 할머니 곁 40시간 머물며 체온으로 생명 지켜
[매일일보 박웅현 기자] 소방청이 지난해 4월 ‘명예 소방관 및 소방홍보대사 운영에 관한 규정’을 제정한 후 충남에서 대한민국 첫 ‘명예 119 구조견’이 탄생했다.
구조견 임명식에서 견주와 양승조 지사가 '백구'를 어루만지고 있는 장면
구조견 임명식에서 견주인 심금순 씨와 양승조 지사가 '백구'를 어루만지고 있는 장면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6일 오후 홍성 역재방죽공원 의견(犬)상 앞에서 반려견 ‘백구(견령 4세)’를 전국 1호 명예 119 구조견으로 임명했다.
이번에 대한민국 첫 명예 119 구조견으로 임명된 ‘백구’는 치매 환자인 90세 할머니가 길을 잃어 논둑에 쓰러졌을 때 곁을 떠나지 않고 하루가 넘도록 생명을 구하고 구조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지난 8월 24일 홍성군 서부면에서 저녁 11시를 마지막으로 어머니인 김 씨가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인근 농장의 CCTV로 마을 밖으로 벗어나는 김 씨의 모습을 확인하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수색에 나섰으나 이틀째 미궁에 빠졌다. 26일 경찰의 공조 요청을 받은 도 소방본부는 홍성소방서와 서부면 남녀 의용소방대 대원들을 현장에 투입해 수색에 나섰고, 합동 수색을 시작한 지 3시간 만인 이날 오후 3시 30분경 경찰의 열화상 탐지용 드론 화면에 작은 생체 신호가 포착됐다. 이를 확인한 결과, 벼가 무성히 자란 논 가장자리 물속에 쓰러져있던 김 씨 곁을 지키던 백구의 높은 체온이었으며, 발견 당시 저체온증을 호소해 119구급대로 긴급이송된 김 씨의 건강은 현재 회복된 상태다. 이날 양승조 지사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백구는 믿을 수 없는 기적을 만들어 모두를 감동케 했다”라며 “백구가 보여준 것은 주인에 대한 충심이고 사랑을 넘어서 인간의 효(孝)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견주 심금순 씨는 “유기견이었던 백구가 3년 전 큰 개에게 물렸을 때 도움을 주었던 것이 첫 인연이 되었다”며 “유독 어머니를 잘 따랐던 백구가 은혜를 갚은 것 같아 고맙고 가족처럼 더 잘해 줄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역재방죽공원에 의견(犬) 상이 세워진 유래로는 주변에 불이 난 줄 모르고 깊게 잠든 주인이 일어나지 않자 언덕 아래 연못으로 달려가 풍덩 빠졌다가 주인이 잠든 곳 주변을 데굴데굴 뒹굴며 털에 묻은 물로 주변 잔디를 적시던 개는 결국 주인을 구하고 숨을 거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이후 개 주인은 죽은 개를 연못 가운데 작은 섬 양지에 고이 묻어주고 해마다 개의 넋을 위로했으며, 그 뒤로 사람들은 연못 가운데에 있는 섬을 ‘개섬’이라 부르고 연못은 ‘개방죽’이라 불렀다. 후에 인근에 기차역이 생기며 ‘역개방죽’으로 불렀다가 지금은 역 주변에 있는 연못이라는 의미로 ‘역재방죽’이라 불린다.  

내포=박웅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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