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추경호 부총리 만나 현장 어려움 호소
3고 위기‧화물연대 파업으로 내수‧수출 전방위 혼란
[매일일보 김혜나 기자] “최근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인상으로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민간시장뿐 아니라 공공조달 분야에서도 중소기업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비롯한 중소기업인들은 1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추경호 경제부총리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현장의 어려운 상황을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복합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중소기업 현장애로 청취를 위해 마련됐다.
정부에서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형일 기획재정부 차관보, 김범석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조정국장, 변태섭 중기부 중소기업정책실장이 참석했다. 민간에서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이정한 여성경제인협회장, 최봉규 중소기업융합중앙회장,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장 등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들이 자리했다.
화물연대의 운송방해 등 불법행위에 대한 정부의 엄정한 법 집행, 기준금리 변동 폭 이상의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 자제, 신용경색에 따른 한시적 신·기보 보증한도 확대 등 10개 서면 건의가 진행됐다.
김기문 회장은 “화물연대의 일방적인 운송거부로 중소기업의 수출길이 막혀 해외 거래처의 주문이 끊기고 있다”며 “화물연대는 하루빨리 운송거부를 철회해야 하며, 정부는 화물연대의 운송방해 등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단속하고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중소기업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을 돕기 위해 만든 납품단가 연동제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해 반대 효과를 낳고 있다. 경제상황이 어려울수록 모든 경제 주체가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때 가격 상승분을 자동으로 납품대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을의 입장에서 거래관계인 갑의 횡포에 대항할 수 있는 법적 안전장치다.
중소기업계는 납품단가 연동제의 법제화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타 경제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무역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은 지난 23일 납품대금 연동제의 법제화를 반대하는 내용의 경제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수‧위탁 관계의 거래가 체결된 이후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대금도 감소하기 때문에 역으로 중소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추 부총리는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은 엄중하다. 최근 발표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 분야 산업 생산량과 수출량이 감소하며 소비 역시 주춤하고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최근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로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수출기업은 운송비 증가, 해외 거래처 주문 취소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추 부총리는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지만 제품 가격에 반영이 되지 않아 기업들이 고통받고 있다.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를 통해 시름을 덜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될 것”이라며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한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추 부총리는 내년도 정부 예산과 세재개편안의 국회 통과를 요청했다. 추 부총리는 “현재 국회에서 여러 법령과 예산 관련 협의 심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사업 집행 공고, 계획 수립, 예산 집행과 관련된 여러 절차가 이뤄져야 내년 초에 조기집행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중소기업 지원, 민생 안정에 차질이 생겨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민생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