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서 열람 마치고 귀가…2차 조사도 진술 거부
"국민이 맡긴 권력 사적 보복에 사용 옳지 않아"
[매일일보 조현정 기자]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의혹과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2차 조사가 11시간 만에 종료됐다. 이 대표는 조사를 마친 후 "새로 제시된 증거가 없었다"며 "왜 다시 불렀나 싶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10일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낸 진술서 단어의 의미나 문장의 해석 이런 것으로 절반의 시간을 보냈고, 또 의견을 묻는 질문이 상당히 많았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로 제시된 증거도 없고 대장동 관련자 번복된 진술 말고는 아무런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매우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이 맡긴 권력을 이런 식으로 특정 정치 권력을 위해 사적 보복에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 모든 장면들이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의 3차 조사 요구에 대한 질문에는 "검찰에 물어보라"며 자리를 떠났다. 그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부터 오후 8시 50분께까지 약 9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고 이후 약 1시간 40분 가량 조서를 검토했다.
그는 과거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위례 개발 사업 과정에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측근들을 통해 민간 업자에게 성남시나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내부 비밀을 흘려 수천억대 이익을 챙기도록 한 혐의(부패 방지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질문지를 1차 조사와 겹치지 않게 200쪽 이상 분량으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검찰 수사 내용과 이 대표가 제출한 진술서에 차이가 있는 부분과 지난 조사에서 소화하지 못한 내용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대표는 1차 조사 때 제출한 진술서에 대답이 다 들어있다는 입장으로, 당시 제출한 33쪽 분량의 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조사에서도 이 같은 의혹을 모두 부인하는 서면 진술서를 제출한 뒤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했다.
앞서 이 대표 측은 "지난번 제출한 서면 진술서 내용으로 답변을 하는 등 방어권을 적극 행사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추가 진술서를 준비하거나 이날 조사에서 검찰 질문에 진술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조사 이후 구속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남FC 의혹'과 묶어 한번에 영장을 청구하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