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최태원,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기술 개발 논의
장수명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본격화 하는 현대차와 배터리 3社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만나면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두 그룹 총수는 7일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에서 회동을 갖고,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 Battery as a Service)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만남으로 SK이노베이션의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정 부회장이 지난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 6월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대표와 만났을 때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와 LG화학의 장수명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기술과 개발 방향성이 공유된 바 있다.
언급된 고에너지밀도 및 급속충전 기술은 에너지밀도를 높이기 위해 음극재에 Si를 첨가하는 기술을 말한다. 규소를 음극재에 적용하면 현재 배터리 음극재에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흑연을 넣을때보다 에너지밀도가 4배로 높아진다. 이를 통해 한 번 충전으로 700km를 달릴 수 있는 배터리와 단 10분 충전으로 3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리튬-메탈 배터리 기술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재인 흑연 또는 실리콘을 리튬 매탈로 대체해 에너지 밀도를 1000wh/L 이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다. 경량 재료를 사용해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대비 2배 이상 높은 게 특징이다. SK이노베이션이 개발 중이며, 주행거리 확대 및 차량 경량화에 따른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현대차와 LG화학의 협력이 예상되는 장수명 배터리는 현재 배터리보다 5배 이상 더 오래 사용해도 성능이 유지되는 배터리다. LG화학은 장수명 배터리 개발을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축적된 배터리 소재 기술을 한층 강화하고, 실시간 진단 및 분석을 통해 최적의 상태로 관리해주는 AI 알고리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분리막 기술 등 다양한 소재 기술들을 종합해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개발 현황 등은 밝힐 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내부 액체인 전해질을 고체로 변경해 안전성을 높인 배터리다. LG화학, 삼성SDI가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정의선 부회장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을 만나 협력을 논의했던 분야이기도 하다. 배터리 구조의 변화를 가져올 만큼 개발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배터리로 가장 자주 거론되는 배터리인만큼 최근 현대차·삼성SDI 뿐만 아니라 BMW, 폭스바겐,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직접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화학은 오는 2025년쯤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다른 국내 배터리업체들도 비슷한 시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삼성, SK 등과 연달아 회동을 가지면서 미래 배터리 기술 개발이 가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