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부동산 양극화, 얼마나 심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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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부동산 양극화, 얼마나 심하길래?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4.04.17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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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구 등 상·하위 아파트 간극, 5년래 최대
"그들만의 리그, 시장과 무관…보합·하락 전망"
제22대 총선 이후 임대차법·부동산세법·주택공급 등 주요 부동산 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서울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권한일 기자
전국에 걸쳐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이외 지역에선 시세 하락과 매물 적체가 이어지는 등 시장 양극화가 짙어지고 있다. 서울 잠실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권한일 기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서울·수도권을 비롯해 지방 대도시에서 부촌단지 위주로 신고가 체결이 잇따르고 있지만 전반적인 집값 대세 하락은 여전하다. 고금리에 따른 매수 심리 위축으로 미분양이 늘고 있고 매물 적체도 짙어지는 등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양상이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에 따르면 서울 압구정 '구현대 6·7차아파트'(전용 245㎡)는 115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2021년 4월(80억원)보다 35억원 치솟은 가격이다.
성동구 대장아파트로 불리는 성수동 '트리마제'(전용면적 136㎡)는 지난달 9일 57억원에 매매됐다. 2021년 5월 대비 13억1000만원이 상승했다. 서울 서초동 '서초 롯데캐슬 프레지던트' 전용 119㎡는 직전 거래보다 7억원 오른 28억원에 지난달 체결됐다. 또 잠원동 '아크로 리버뷰 신반포' 전용 84㎡(38억5000만원)과 용산 '나인원한남' 전용 206.8㎡(99억5000만원) 등도 지난 2월 거래 신고가를 다시 썼다. 지방에선 부산 해운대와 대구 수성구 등 최선호 입지에서 가격 방어를 넘어 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부산 중동 '해운대힐스테이트위브' 전용 153㎡는 최근 17억8000만원(24층)에 거래됐고 인근 '해운대 엘시티 더샵' 전용 186㎡는 47억원(64층)에 체결됐다. 이처럼 서울과 지방 대도시권 부촌단지에서 최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반적인 집값 하락과 매물 적체는 더해지는 양상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4월 8일 집계 기준)는 89.5로 지난 1월 15일 이후 89선을 맴돌고 있다. 이는 2021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KB·12일 기준)은 한 주 만에 평균 0.04% 내리는 등 수개월째 하락세다. 서울에선 성동(0.06%)·마포(0.03%)·용산(0.02%)·강남구(0.02%)를 제외한 전역에서 하락이 이어졌다. 경기도에선 과천(0.03%)·화성(0.03%)·하남(0.03%)·김포시(0.02%)·수원 영통구(0.02%)만 소폭 올랐다. 아파트 시세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기준 '5분위 배율'은 4.958배를 기록해, 지난 2018년 9월(5.011배) 이후 5년 3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흐름은 부산·대구 등 주요 대도시에서도 비슷했다. 아파트 가격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로 나눈 값이다. 고가 및 저가 아파트 간 가격 차이를 나타낸 것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거래 침체로 매물은 쌓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거래량(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은 1월 2568건, 2월 2501건 3월 2653건 등 매월 2000건대로, 예년 평균치인 3000~4000건 대비 크게 적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아실 통계를 보면 17일 현재 서울 아파트 매도 희망 매물은 8만3880건으로 연초(1월 1일 기준, 7만3929건) 대비 약 1만건 늘었다. 이는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매물이 3~4만건이었던 점과 비교해 두배가량 불어난 수치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부촌 아파트의 신고가 거래는 양극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그들만의 리그'로 일반적인 아파트시장을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몇 년 전 발생한 집값 버블이 아직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고 금리 불확실성도 여전해 당분간 보합 속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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