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10월 정기 예·적금 12조원 증가
“3%도 못 받을라, 막차 심리도 한몫”
“3%도 못 받을라, 막차 심리도 한몫”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금리 고점' 인식 아래 주요 은행의 예·적금으로 뭉칫돈이 몰리면서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이 12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증시가 지지부진 한것도 이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해으이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942조133억원으로 전월보다 11조5420억원 늘었다. 정기적금 잔액 역시 38조9176억원으로 같은 기간 9102억원 증가하며 12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은행을 향한 것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후 시차를 두고 은행들이 수신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금리가 높을 때 돈을 맡기려는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중 시장금리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대출 및 수신에서 소폭의 금리 상승이 나타났다"며 "저축성 예금은 전년 동월의 높았던 금리에서 만기 도래한 자금들을 재유치하기 위한 우대금리 설정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한은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저축성수신금리는 7월 연 3.41%에서 8월 연 3.35%, 9월 연 3.40%로 등락하며 제자리 걸음했지만 10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인하된 이후인 11월부터는 하락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농협은행은 지난달 23일 거치식 예금 금리를 0.25~0.40%p, 적립식 예금 금리를 0.25~0.55%p 낮췄으며 우리은행도 적립식 예금에 한정해 금리를 0.20%p 내렸다. 여기에 이달부터 하나은행이 11종 수신상품에 대한 기본금리를 0.05~0.25%p 하향 조정했다. 더욱 이번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p 더 인하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시장금리가 더 떨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올해 들어 시장금리 하락 기대로 은행권 정기예금이 92조원가량 불어난 가운데 아직 금리 고점이란 인식 아래 은행으로의 머니무브가 지속될 수 있는 대목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후 시차를 두고 은행 수신금리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 연준을 비롯해 내년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며 "아직 연 3%대 수준의 수신금리는 고점이란 인식이 있기 때문에 연 2%대로 내려가기전까지 고점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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